대형마트 주류 매출 15~30%↓
슈퍼조합, 주류 판매중단·반품
여행 잇단 취소에 신청도 저조
시민단체, 불매 동참 기자회견

▲ 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 적폐청산 시민연대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 제공

#직장인 A씨(남구 신정동)는 평소 퇴근길 편의점에서 1만원에 판매하는 수입맥주 4캔을 사서 혼술을 즐기는 편이다. 주로 아사히와 기린 등 일본맥주를 즐기는 A씨는 최근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유럽맥주로 취향을 바꿨다. A씨는 “일본의 경제보복 정책을 듣고나니 꼭 일본맥주를 먹어야 할 이유도 없고, 구입하는 것이 꺼려졌다”고 말했다.

#주부 B씨(중구 태화동)는 이달 초 친구와 일본 오사카로 2박3일 패키지여행을 갈 예정이었지만 취소했다. B씨는 “여행사를 통해 구입한 패키지상품의 항공권이 이미 발권돼 위약금이 발생했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 일본에 가서 돈을 쓰고 싶진 않았다”며 “나라를 위해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이것이 애국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로 인해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울산지역에도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산 주류 소비 감소와 일본여행 취소 등이 잇따르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울산시민들의 자발적 동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지역 유통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감지되고 있다.

▲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울산지역에도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8일 울산의 한 마트에 일본산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8일 메가마트 울산점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수입맥주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일본맥주와 사케의 판매량이 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수입맥주의 전체적인 판매량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일본맥주의 판매량만 감소한 것이다. 이마트 울산점도 지난 4~6일까지 수입맥주 중 일본맥주의 판매량이 15%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최근 일본맥주의 판매량 감소가 평년대비 및 전주대비해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울산지역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은 지난 4일부터 공동 물류센터를 통한 일본주류 유통을 일제히 중단했다. 이어 8일부터는 조합원들이 소속된 250여개 마트를 대상으로 기존 일본산 주류의 재고분에 대한 회수 및 반품 절차에 들어갔다.

울산지역 여행업계에서도 일본여행 취소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한 여행업체의 경우 이달 초 40여팀의 일본여행 예약자 중에서 2팀이 여행을 취소했다. 여행업체 관계자는 “서너달 전부터 계획했던 해외여행 일정을 취소하는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 몇건씩 취소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또 이전에는 일본 패키지여행이 인기상품이었지만 현재 관련 여행상품에 대한 문의나 신청률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울산 적폐청산 시민연대는 이날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울산 적폐청산 시민연대는 “일본 아베정부는 반도체 수출 규제에 멈추지 않고 한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규제도 거론하고 있다”며 “이제 울산시민들이 나서야 할 때다. 시민들 스스로 일본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일본으로 여행을 가지 않는다면 이번 통상규제에 대해 우리시민이 먼저 이기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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