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대우조선 인수 관련

기업결합심사 불똥튈까 촉각

미래車 부품 공급망 차질 우려

석유화학업계 日 의존도 낮아

당장의 타격 없지만 예의주시

▲ 자료사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경제전반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자칫 이번 사태가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 조선 등 울산지역 주력산업계로 확대되지 않을지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이 추가 경제보복으로 전략물자 수출절차를 간소화해주는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면 국내 주력산업이 전방위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와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8일 울산지역 산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번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사태가 확산될 경우, 대우조선 인수 절차에 불똥이 튀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일단 조선업계는 현재까지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일본 선사들의 선박발주가 줄어들 수 있지만, 최근 일본 선사들의 국내 조선업체 발주가 많지 않아 그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일본선사로부터 2018년과 2019년도 각각 1척씩 선박을 수주한게 고작이다. 다만 현대중공업그룹이 추진중인 대우조선해양 인수 기업결합 심사의 경우, 일본에서도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한일 관계 악화가 심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회사측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래차 전략의 핵심이 되는 수소차, 전기차, 자율주행차 분야가 타깃이 되지 않을지 우려가 나온다. 2만~3만개 부품이 모여 움직이는 자동차의 부품소재 수입 규모는 연간 54억달러 정도인데, 이 중 5분 1이 일본산이며, 수소차 연료전지시스템에 들어가는 기체확산층이나 전력변환장치와 수소저장용기 등의 일부가 수입산 소재가 쓰여지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일본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오더라도 국내 자동차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현대모비스 등을 통해 상당수의 부품이 국산화돼 자동차 생산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종사자는 “엔진·변속기는 물론이고 각종 부품에서 국내 업체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의 국산화가 이뤄져 있다. 하지만 대당 2만개 이상의 부품으로 이뤄진 자동차의 부품 공급망은 세계적인 협력 체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자칫 이번 사태가 이러한 기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지역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일단 관망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등 주요 케미칼 업체들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과 미국, 유럽 등의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당장의 우려는 없다고 판단하고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SDI측은 부품소재 확보망이 이원화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부품의 국산화, 수출 및 수입 다변화, 원천기술 확보 등의 중장기 대비책을 마련해 대외무역 갈등에 근본적인 대응방안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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