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 속에 착륙하려던 중국 민항기가 추락하는 대형 사고가 김해공항에서 발생했다. 이번 사고 비행기에는 대부분 한국인들이 탑승 했는데 탑승객 중에는 울산 시민도 2명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고요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항공기 관계자들은 사고의 요인이 기후와 무관치 않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사고 당시 김해공항은 짙은 안개 속에 시정 3천200m 밖에 되지 않았고 바람마저 강하게 불어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된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나 김해공항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의 요인이 날씨에도 있지만 김해공항의 취약성 역시 이번 사고의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그들은 김해공항은 인근에 높은 산이 있기 때문에 안전비행이 항상 위협받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청 했으나 정부가 지금까지 대책을 세우지 않아 이런 결과가 왔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부산시는 지난 93년 해남에서 대형 항공기 사고가 났을 때부터 김해공항의 취약점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93년 사고 역시 조종사가 악천후 속에 무리하게 비행을 하다가 공항 인근에 있는 산을 받아 발생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부산시민들 까지도 앞으로 월드컵 경기와 아시아 경기가 부산에서 열릴 경우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안전 비행을 위한 대책을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울산공항 역시 최근 들어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월드컵 경기가 울산에서 열릴 때면 많은 내외국인들이 울산에 몰려 승객이 더 늘어 날것으로 예상된다. 공항의 문제점에서 보면 울산공항은 부산 공항 보다 훨씬 더 열악하다. 그리고 우선 기후에 대한 대처가 부족하다. 이번 김해공항의 사고는 공항주변에 7노트의 남서풍이 불고 있어 통상적으로 남쪽에서 북쪽 방향으로 착륙이 불가능 해 비행기가 선회를 하는 중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울산공항 역시 마찬가지이다. 울산 공항 역시 평상시에는 남쪽에서 북쪽 방향으로 비행기가 착륙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바닷바람이 심하게 불 경우 부산처럼 방향을 바꾸어 착륙하는 경우가 잦아 사고의 요인으로 지적이 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 통계를 보면 실제로 울산공항은 폭풍과 강우 등 공항 기상 악화로 재착륙을 하는 경우가 전체 재착륙의 66%를 넘어서고 있다. 이 때문에 울산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밝혀진 내용을 보아도 올 들어 울산공항에서 기상악화 등으로 항공기가 재착륙을 시도한 것이 50여회나 되는 것으로 보고가 되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공항의 시설이다. 공항레이더와 전반향 표지시설 그리고 돌풍 경보장치는 안전 비행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다. 그러나 울산공항의 경우 아직 이들 시설물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안전 비행을 위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조종사들이 시계 착륙을 해야 하는 일이 잦다. 울산공항에 대한 조종사들의 지형파악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안전비행을 위해서는 조종사들이 공항 지리에 익숙해야 하는데 우리 나라 조종사의 대부분이 울산공항의 지리에 대해서는 아직 익숙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울산공항의 경우 늘어나는 항공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중형 항공기의 이 착륙이 불가피 해지자 정부는 지난 97년 임시방편으로 활주로만 확장 해 놓은 상태인데 확장된 활주로의 길이가 겨우 2km 밖에 되지 않아 중형 비행기가 이착륙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공항착륙시설이 울산 공단쪽으로 설치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울산공항에서는 하루 42대의 중소형기가 이착륙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공항 이착륙시설이 모두 울산공단쪽으로 설치되어 있고 또 북풍이 많이 발생해 대부분의 비행기가 남쪽의 울산공단을 선회한 뒤 북쪽 경주방향으로 이착륙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문제는 울산공단에는 화학·정제공장 등 폭발성 위험물이 많기 때문에 만약 비행사고가 공단 상공에서 발생할 경우 엄청난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울산시와 의회는 현재의 항로로는 대형 재난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기 때문에 건교부에 항로 변경과 시설확충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번 김해공항의 사고는 사고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 예방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이런 대형사고가 울산공항에서는 발생하지 않도록 울산공항에 대한 정부 차원의 예방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