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만 사귈까보다 더는 잡지 않는다니
날마다 꽃불 밝혀 깨소금 볶는 통에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간지럼만 붉어라

▲ 김정수 시조시인

자미화(紫薇花) 백일홍은 개화기가 길어서 목 백일홍, 간지럼 나무라고도 부른다. 알록달록 윤기나는 이 나무는 7월에 발화해 그 선분홍빛 자태를 선보이며 무덥고 지루한 여름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그 유혹에 눈길 빼앗기지 않을 이가 어디 있으랴. 요즘 젊은이들은 “우선 백일만 사귀어 보자”고 한단다. 백일동안 그들만의 사랑법은 거침이 없겠다.

세상의 간지럼 따위에 속지 말고 배롱 배롱 늘 오늘 여기만 같을 것이므로. 이 사랑의 시효는 백일! 그래서 더 아찔한 지 모르겠다. 김정수 시조시인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