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욱 울산발전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 박사

최근 세계경기 침체와 경기변동은 울산의 주력산업에 큰 타격을 주었고, 조선업 침체 및 구조조정은 울산 인구의 지속적 감소로 이어졌다. 특히 대기업 의존 및 협력업체의 혁신역량 부족은 4차 산업혁명과 세계화의 흐름에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국토연구원은 올해 발표를 통해 울산은 특정업종이나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고착되어 있고, 생산기능에 특화되어 있는 등 구조적·기능적으로 취약하여 산업위기 대응이 매우 어려운 도시 중 하나라고 했다. 정주여건이 열악하고 도시활력이 쇠퇴하는 것도 지역의 숙련인력이 쉽게 지역을 이탈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울산의 대응방안은 무엇일까. 단기적 처방과 장기적 비전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도시에 대한 통찰이 요구된다.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도시의 팽창과 양적 성장보다는 압축과 질적 성장으로 변화하는 새로운 도시경영 전략이 필요하다. 필자는 그 중심에 울산의 산, 강, 해양 등의 천혜의 자연자원 및 우수한 역사문화자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4차 산업혁명은 도시 제반 기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여 도시기능을 첨단화하고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첨단화, 지능화된 도시가 될수록 사람들은 친환경 및 인간중심의 도시를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울산이 지속가능한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기술)과 더불어 우수한 자연자원 및 문화를 도시공간 곳곳에 접목하여 첨단기능과 자연자원이 함께 공유되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5차 산업혁명’으로 명명하고, 이를 선도하는 도시로 울산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이제 시작됐는데 벌써 5차 산업혁명이라니 의아할 수도 있다.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고, 산업도시 울산이 주도권을 잡아서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면 된다.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도시공간(사람)과 자연의 접목이다. 도시외곽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한편, 도시공간구조를 기존 시가지(태화강) 중심으로 기능(주거, 산업, 교육·문화·의료기능)을 집적하여 압축 및 재생하고, 트램 등 친환경 대중교통중심의 교통체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넓게는 포용도시 차원에서 도시공간별 필요 기능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지역특성을 반영한 살기 좋은 도시로 조성하여 인구와 인재가 유입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산업과 자연의 접목이다. 친환경 도시의 이미지에 적합한 에너지 중심의 신산업 육성이다. 기존 주력산업에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하여 주력산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수소 및 풍력, 바이오 등의 친환경에너지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현재 울산에서 추진하고 있는 산업구조 변화와 맥을 같이 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산업육성보다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하나의 산업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산학연관의 다양한 전문가들의 협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셋째는 자연 및 역사문화자원 자체의 활용이다. 울산 시가지는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도시중간에 강이 흐른다. 풍부한 자연자원을 활용하여 도시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특정자원의 전략적 활용 및 연계를 통해 관광 및 유동인구의 증가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산업공간의 디자인 개선으로 도시상품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도시가 재미있고, 색다르다는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스마트시티의 구현이다. 도시공간 전반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여 도시공간 전체를 스마트시티화하여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요약하면, 4차 산업혁명과 자연환경을 도시공간에 접목한 콤팩트(Compact)한 도시를 형성하여 지속가능한 도시를 구현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도시이미지 개선, 정주여건 개선 등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장기적으로는 신산업 육성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5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미래 도시 연구를 추진해야 할 때이다.

정현욱 울산발전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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