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울산국제영화제와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동시에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오는 9월6~10일 5일 동안 열릴 예정이며, 울산국제영화제는 내년 비슷한 시기에 열릴 예정이다.

두 영화제는 ‘영화’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지리적 측면과 장르 등의 면에서 전혀 다른 행사다. 울산시가 시너지 효과를 올리기 위해 동시 개최를 추진하겠다니 지켜볼 일이기는 하지만 잘못하면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는 내년 9월 태화강지방정원과 젊음의 거리 등에서 150편의 영화를 상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으로는 ‘액티브 라이프’ ‘에코 월드’ ‘장편 내러티브’ ‘장편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할 예정이다. 제2 국가정원 후보로 올라가 있는 태화강지방정원은 국내에서 보기드문 훌륭한 경치와 강을 끼고 있어 국제 규모의 행사를 치르기에는 매우 좋은 장소다. 또 중구의 젊음의 거리는 다양한 먹거리와 젊은층의 기호에 맞는 점포들이 즐비해 있어 관광객을 모으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또 하나의 영화제는 산악영화제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캐나다 알버타주의 ‘밴프’라는 마을에서 열리는 밴프산악영화제를 밴치마킹한 영화제다. 울주산악영화제가 열리는 울주군 상북면 등억마을은 캐나다 밴프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산악마을로, 산악영화제를 개최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그런데 울산시가 두 영화제의 시너지를 위해 20㎞ 이상 떨어져 있는 두 지역에 영화제의 동시개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시너지 효과를 올리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만의 하나 관객을 분산시키는 역효과가 나타나지나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만일 두 영화제가 두메산골과 시내 중심가에서 동시에 개막할 경우 영화제 홍보와 관객 동선에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 관객들이 시내 중심가로 모여들면 산악영화제는 그야말로 마니아층만의 소규모 영화제로 전락할 수도 있다. 시너지 효과와 역효과를 충분히 감안해 사전에 시뮬레이션을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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