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수익성 떨어져 사업권 두고 ‘시큰둥’

▲ 한국석유공사

최악의 경우 유찰 가능성 있지만
입찰 지연돼도 신규 선정 전까지
기존 공급사 기름 계속 공급해야
울산 알뜰주유소 운영 문제 없어

정부 주도의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 입찰이 이달 중으로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주요 정유업체들이 수익률이 떨어지는 알뜰주유소 사업권을 두고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악의 경우 유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신규 공급사가 선정되기 이전까지 기존 유류공급사가 계속 기름을 공급하기 때문에 울산지역 알뜰주유소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석유공사와 농협, 한국도로공사 등은 최근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 입찰을 위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석유공사는 이르면 이달 중순 사업 공고를 내고 입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입찰을 마무리한다는 일정을 세워놓고 알뜰주유소 운영 주체간 협의를 진행중이지만 분위기가 우호적이진 않다”며 “또한 아직 공급 물량과 세부 조건에 대해서도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울산주유소협회에 따르면 현재 울산에서는 총 251곳(휴업 9곳)의 주유소가 운영중이며, 그중 10곳이 알뜰주유소다.

알뜰주유소는 이명박 대통령이 재임 시절 도입한 정부 주도 유류 안정화 사업이다. 당초 기존 주유소대비 리터당 100원 저렴하게 기름을 판매하겠다는 차원에서 추진됐으며, 크게 중부권(경기·강원·충청)과 남부권(영남·호남)으로 분류된다. 지난 2017년 진행된 알뜰주유소 입찰에선 SK에너지가 남부권, 현대오일뱅크가 중부권 사업자로 선정돼 각각 유류를 공급해왔다.

하지만 문제는 알뜰주유소 입찰이 수익성보다는 정부 정책 동참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어 정유업계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참여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전에도 정유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당초 계획보다 입찰과정이 지연된 사례도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계약기간 일정한 물량 판매가 보장된다는 점은 좋지만 규모적인 부분에서 수익성이 미미하다”며 “특히 일반 공급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한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정유업체 입장에서 좋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유류공급사 선정이 지연되거나 유찰되더라도 당장 울산지역 내 알뜰주유소가 운영에 차질을 빚지는 않는다.

울산주유소협회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유류공급사 입찰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기존 유류공급사는 신규 공급사가 선정되기 이전까지 계속 기름을 공급해야 한다”며 “시간의 문제이긴 하지만 정유업계가 석유공사간 계약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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