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서민 삶과 직접 결부돼 있는 중요한 경제분야 중의 하나다. 특히 지방은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수립되는 부동산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어 그 파급효과가 곧바로 미친다. 그런데 울산은 국내 부동산 경기의 심층적인 파급과 속도, 영향 등이 엇박자를 보이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지역 경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서민 삶의 이면을 정확하게 들여보기 위해서는 지금쯤 부동산 경기를 판단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수도권과 부산·울산 주택가격 비동조화 현상과 원인’에 따르면 울산은 2008~2009년부터 전세가율(주택매매가격에 대비한 전세가격의 비율)이 70%를 넘어섰고 10년 동안 70~80%선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2016년에 접어들면서 울산의 전세가율은 완전히 역전됐다. 통계청에 의하면 그 동안 울산의 전세가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었지만 현재 울산의 전세가율은 64.7%이다. 인천(71.1%), 광주(71.0%), 전북, 대전, 강원, 경기, 충북, 부산, 대구, 울산 순이다.

주택가격이 이처럼 바닥으로 떨어진 것은 최악의 울산 조선경기와 맥을 함께 하고 있다. 조선업의 암흑기로 일컬어지는 2016~2017년을 정점으로 동구의 부동산 경기는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어 최근 2년 사이에는 전기차와 수소차가 울산의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을 확 바꾸고 있다. 그럼으로써 조만간 엔진 없는 자동차가 거리에 무수히 다닐 것이고, 협력업체들은 일자리를 못 구해 직장을 찾아 도시를 떠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울산의 주택 거래량은 5년 평균치보다 50% 이상 하락했다. 아파트 가격은 1년간 11% 이상 하락해 5대 광역시 중 가장 많이 떨어졌다. 최근에는 장기화되는 지역경제 침체에 따라 미분양 물량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특히 주택 거래량이 50% 이상 하락했다는 것은 울산의 부동산 경제가 거의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지방의 부동산 경기는 지방자치단체의 힘으로는 부양할 수 없는 막중한 일이다. 우리나라 전체의 경기와 울산만의 부동산 특성, 여기다 울산시민들의 심리까지 복잡다단한 요소들이 한꺼번에 작용한다. 인구와 경제, 그리고 부동산이 긴밀한 함수관계에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울산은 이대로 부동산 경제의 추락을 방치할 수는 없다. 주택금융연구원 발표 내용보다 더 치밀하고 실효성 있는 분석을 하고 대책을 하루빨리 수립해야 한다. 이제는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대책이 다르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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