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영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팀

양산 쉽고 제조 빠른 멤브레인 개발

▲ 생산성과 재현성을 높인 멤브레인을 만드는데 성공한 UNIST 연구진. 민혜기 연구원, 이창영 교수, 김윤태·문승민(왼쪽부터) 연구원이 실험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UNIST 제공
UNIST(총장 정무영)는 이창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 생산성과 재현성을 높인 멤브레인(membrane)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멤브레인은 나노포어(머리카락 굵기 10만분의 1 수준인 미세 구멍)가 가득한 얇은 막이다. 각종 분자를 이 막에 전기와 함께 통과시키면 해당 분자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분자가 통과하면서 구멍 크기가 줄어드는 ‘막힘 현상’이 나타나 전기신호가 달라지는데, 이를 분석하면 분자 크기와 종류를 알 수 있다.

기존에도 이런 나노포어 기반 탐지 기술은 있었지만 나노포어로 이뤄진 박막, 즉 멤브레인을 양산하기 어려워 널리 쓰이지 못했다. 멤브레인을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려 생산성이 낮았고, 각 멤브레인에 똑같은 나노포어를 구현하는 재현성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원기둥 모양 구조를 지닌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탄소나노튜브를 센티미터 수준으로 길게 만든 다음 여러개 탄소나노튜브를 열경화성 플라스틱인 에폭시 위에 가로 방향으로 가지런히 올려서 굳힌 뒤 세로로 얇게 잘라냈다.

이런 절차를 거치면 동일한 나노포어를 가진 탄소나노튜브 멤브레인을 수백개씩 만들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유리관 끝에 부착한 다음 분석할 용액에 담가 전압을 가하면 간단하게 시료를 분석할 수 있다.

연구진은 탄소나노튜브로 만들어진 나노 포어 채널에 반복적인 전기적 자극을 더해 탐지 효율도 높였다. 기존에 알려진 막힘 현상을 이용한 연구는 탐지 효율이 10%에 그쳤지만, 이번에 제시한 탐지법에서는 33% 정도로 탐지 효율이 3배 이상 높아졌다.

이창영 교수는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해 제작한 나노포어 멤브레인은 물질에 따라 전기신호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 기술을 잘 응용하면 차세대 인간 유전체 해독기 개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7월4일자로 게재됐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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