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호 국가정원 지정은 울산 발전에 큰 획을 그은 일대 사건이다. 국가정원 지정을 계기로 울산의 위상은 엄청나게 높아질 것이며, 지역경제와 일자리, 관광, 균형발전 등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을 것이다. 울산시민들을 하나같이 자축하는 분위기다. 그 동안 모든 울산시민들이 성원을 보내 주었고, 자치단체장들도 한결같이 국가정원 지정에 앞장 섰다.

그러나 태화강 국가정원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당장 눈앞에 다가올 관광, 일자리, 상권발전 등을 가볍게 볼 일은 아니지만 태화강 국가정원으로부터 더 많은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와 기획, 혁신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한다. 행여 자축 분위기에 들떠 내내 샴페인만 터뜨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우선 태화강 국가정원은 ‘제2호 국가정원’이라는 아명(兒名)을 떨쳐버리지 않으면 안된다. 아예 이름을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정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국가정원의 위상을 철저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아시아 최고의 정원, 아니면 세계 최고의 정원으로 목표를 정해도 하등 문제가 없다. 그만큼 태화강 국가정원은 태생적으로 정원의 모든 기본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국가정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먼저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관광객만 많이 받는다고 명성이 더 높아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혁신과 투자가 없는 국가정원은 조만간 제3호 국가정원에 의해 도태되기 마련이다.

제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 정원의 경우 한 동안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이내 한산하고 황량한 벌판으로 변했던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 정원은 다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해 마침내 국가정원의 반석에 올랐다.

울산시는 이전부터 정원정책과 관련해 1~3차의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1차는 2018~2021년까지의 기반 구축기, 2차는 2022~2025년까지의 성장기, 3차는 2026~2029년까지의 중흥기로 크게 대별된다. 이 로드맵을 기본으로 차근차근 국가정원의 모습을 갖춰나간다면 태화강 국가정원은 충분히 세계적인 정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

대신 울산시와 자치단체장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여론수렴 없이 함부로 정책을 바꾸지 않으며, 오로지 시민들을 위한 정원, 국민들의 정원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신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매년 정부에서 30억~40억원의 국비를 지원하는 것은 그만큼 태화강 국가정원에 투자를 많이 하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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