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울산시 문화정책보좌관

▲ 최승훈 울산시 문화정책보좌관.

첫 문화정책보좌관으로
문화예술계·시민들 기대

장생포 고래마을·왜성
대단위 아파트 단지 등
묻혀있는 숨은 역사 관심
정책과 연결 하는게 임무

핫이슈 시립미술관 개관
예정부지인 원도심 주목

지난 4월 초 최승훈(64) 전 대구미술관장이 3급 상당인 울산시 문화정책보좌관(전문임기제)에 임명됐다. 울산시에는 그 동안 다양한 영역에서 보좌관제를 활용했는데, ‘문화정책’을 위한 보좌관이 영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도시 울산을 위한 그의 그림은 무엇인지, 어떤 복안을 갖고있는지, 문화예술계는 물론이고 관심있는 시민들의 시선이 그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임명 이후 100일이 지나는 시점에서 그를 만나 ‘울산의 도시문화’와 ‘울산 사람’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 부산, 대구에서도 비슷한 일을 하며 지냈다. 울산에 온 뒤, 수많은 사람들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감탄이 나오는 곳이 많았다. 외지인이라 제대로 모른다고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너무 익숙해서 가치를 모르고 지나치는 콘텐츠가 너무 많은 듯 했다. ‘방탄소년단’이 지금처럼 세계를 제패하는 아이콘이 될 지 누가 알았겠나. 울산에도 그런 곳이 있다. 시민들 이해를 구하고 정책과 연결시켜 풀어나가는 것. 그 것이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그의 눈에 들어 온 콘텐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선사인의 암각화부터 혁신도시에 이르기까지 두루 섭렵했다. 장생포 고래마을과 A팩토리, 서생포왜성도 다녀왔다. 최근엔 옹기마을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태평양연안의 고래루트를 울산의 확장성과 연계하는 방안과 대단위 아파트에 파묻혀있는 울산의 숨은 역사에도 관심이 많다. 신정시장에서의 경험도 좋았다. 가장 많이 방문했던 곳은 울산 중구 원도심과 문화의거리다.”

울산 원도심을 특히 주목하게 된 데는 경남도립·대구미술관장을 지낸 전력과 무관하지 않다. 울산 원도심에는 2022년 초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한다. 일각에선 그가 울산시립미술관 초대관장이 될 것이라 예측하는 이도 많다.

“저녁나절 원도심에서는 일본 교토의 어느 골목에 와 있는 듯 착각하게 된다. 건물, 거리, 간판, 조명 모두가 이 거리를 살릴 재료가 될 것이다. 미술관이 들어오면 변화는 더 크다. 무심히 걷다보면 누구나 미술관에 도착한다. 일상으로 들어 온 예술은 상상 이상의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초대 미술관장? 알 수 없는 일이다. 현재는 도시문화정책 전반을 보좌하는 역할에 충실할 때다.”

▲ 울산시립미술관 조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시간의 상당 부분은 국내외 미술관과 미술행정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중요한 이슈인데다 준비, 개관, 운영, 조직 전반에 걸쳐 다양한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미술’이 아니고 ‘미술산업’의 시대다. 울산미술관은 늦었지만 최고의 미술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서울이나 국립이 최고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울산은 울산만의 아이덴티티를 담기에 최적의 규모이자 환경이다. 미술관 개관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후엔 본관을 옮겨놓는 분관(分館)이 아니라 작지만 각각의 특색을 갖춘 지관(枝館)을 만들어 도시 전체에 예술의 가지가 뻗어나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주무부서에서 내년 1월 목표로 미술관개관 추진(기획)단을 준비하고 있다. 즐겁고 신중하게, 모두와 소통하는 장을 고대하고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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