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에 고양이들 모여들어

건물자재에 깔려 압사 빈번

울산시 곳곳에서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텅 빈 집에 길고양이들이 모여들고 있다. 문제는 고양이들의 습성상 좁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다보니 철거되는 건물 자재에 깔려 압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보호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11일 방문한 중구 복산동 B-05 재개발지역. 철거작업이 한창인 재개발 구역에 쾅쾅 소리가 날 때마다 골목 사이에서 길고양이들이 튀어나오더니 날쎄게 건물 안으로 몸을 숨겼다.

20분가량 골목을 걸으면서 마주친 길고양이는 6~7마리가량. 그러나 이 지역 고양이들을 돌보는 캣맘들에 따르면 재개발지역 내 빈집에 세들어 사는 길고양이는 대략 50여마리 정도 된다. 원래는 더 있었으나 건물이 철거될 때마다 몇 마리씩 깔려 죽었다는 설명이다.

울산에서 재개발이 추진중이거나 추진이 예정인 구역은 4개구(울주군 제외), 총 20곳에 달한다.

중구 길양이친구들모임 측은 “재개발 구역마다 똑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지역에선 이미 재개발 구역 내 길고양이와 들개의 안전 문제를 두고 시민과의 토론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생명 보호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산 동래구 등 일부 지자체는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 구조에 나서고 있다.

울산에는 중구가 처음으로 재개발 구역 길고양이 구하기에 나선다. 중구는 재개발 구역 내 길고양이들을 포획해 중성화 수술까지 마친 뒤 방사할 계획이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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