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국가정원’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상) 국가정원으로서의 경쟁력

▲ 태화강 지방정원이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지난 12일 송철호 시장이 울산생태관광센터로 출근해 시민정원사, 울산조경협회 회원, 시민 등과 함께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자축하고 있다. 송철호 시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의 꿈이 태화강을 국가정원으로 만든 것”이라며 앞으로 태화강 국가정원을 세계정원으로 만들자고 다짐했다. 울산시 제공

울산의 ‘보물’ 태화강이 국가정원이 됐다.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보고로, 기적의 역사를 써온 태화강이 또 한번의 도약을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울산 경제와 관광산업을 이끌 국가정원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 정원문화의 불모지이던 울산이 국가정원을 품고 이제 출발점에 섰다. 비전과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평가된다. 국가정원의 위상에 걸맞는 인프라 설치와 킬러 콘텐츠 개발, 지원시설 확충,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방안 등 치밀한 전략이 요구된다. 본보는 3편에 걸쳐 태화강 국가정원의 경쟁력과 나아갈 할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자연친화적 수변생태정원
홍수재해관리시스템 구축
하천변 입지제약 장점 승화
국가정원 면모 갖추기까지
최소 5년 이상 소요될 전망
市 점진적 홍보전략 세워야

◇국내 최초 수변생태정원

태화강 국가정원의 면적은 총 83만5452㎡다. 국가하천인 태화교에서 삼호교구간 둔치 구역으로 여의도 광장의 4배 크기다. 울산시는 태화강 국가정원을 국내를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정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순천만을 뛰어넘어야 한다.

국가정원은 관련 법률에 따라 녹지 30만㎡ 이상에 전통·문화·식물 등 서로 다른 주제별 정원 5종 이상, 주차장 등 편익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 순천만 국가정원의 규모는 112만㎡로 태화강 국가정원보다 규모면에서는 조금 크다.

순천만습지는 20년 전만 해도 무분별한 골재 채취로 훼손됐고, 도심쓰레기 불법 투기로 몸살도 앓았다. 연안에서 육지방향으로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면서 습지 존립까지 우려됐고, 철새의 개체수도 현저히 줄었다. 순천시는 순천만 연안습지 보존에 적극 나서 연간 500만명의 유료입장객이 찾는 제1호 국가정원으로 발전시켰다. 순천시에 있어 국가정원은 도시성장을 이끄는 ‘핵심엔진’이다.

태화강 국가정원의 역사성과 정원의 가치는 순천만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생태정원, 대나무정원, 계절정원, 수생정원, 참여정원, 무궁화정원을 품고 있다. 태화강만의 맑은 강물에 연어, 은어, 황어들이 떼지어 이동하고, 5만마리의 떼까마귀와 전국 최대 규모의 백로가 찾는 ‘생태계 요람’은 정원문화와 결합했다.

태화강은 특히 미래 비전이나 장래발전 가능성 측면에서 순천만보다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시는 분석한다. 순천만이 태생적으로 인위적 조성이라는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태화강 또한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하천이 가지는 입지적 제약이다. 시는 ICT기반의 최첨단 홍수재해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해결했다. 특히 역발상으로 국내 최초의 수변생태정원을 도입해,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태화강 국가정원의 경쟁력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도심속 정원이라는 독특함 또한 순천만에 비교우위다. 태화강은 국가정원을 둘러싸는 울타리가 없어 신비로움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시는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해답을 찾는다. 국가정원의 순기능에 울산시민 삶의 문화가 덧입힌다는 것이다.

국가정원 지정이 공식화되면서 태화강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원이라는 특성상 단기간에 완벽한 모습을 갖추기 어렵다. 최소 5년은 흘러야 제대로된 국가정원으로 면모를 갖출 것으로 판단된다. 울산시 또한 이에 맞는 점진적 홍보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자칫 불편한 지원 인프라와 볼거리가 부족한 국가정원으로 낙인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발 지자체의 도전도 대비해야 한다. 전국 각지의 자치단체들이 국가정원을 꿈꾸며 정원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달 개정된 법률안은 앞으로 지방정원 지정후 3년간(예정) 운영실적과 재정자립도 등 심사해 국가정원으로 지정하도록 하고있다. 이에 따라 지방정원 지정 이후 3년간은 국가정원을 신청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울산입장에선 시간을 갖고 준비할 여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송철호 시장은 “관광객들이 많이 왔을 때 어떻게 수용하고 얼마나 머물러 많을 것을 볼 수 있도록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제2호 국가정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내실을 갖추는데 속도를 내고, 순천만국가정원의 형태와 그동안의 발전과정도 면밀히 검토해 중장기 발전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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