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교육을 100년대계에 비유하는 것은 인재의 양성에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중고와 대학교육을 합치면 최소 16년이 걸리며 남자의 경우 군복무기간까지 감안하면 18년이 소요되며 대학원을 마치면 서른 살이 넘고 연구기간을 고려하면 최소 40년 정도가 지나야 비로소 재목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백년대계에 비유하는 것도 크게 무리가 아닌 셈이다.

2019년 올해의 교육예산이 75조원에 이르며 그중 80%가량이 초중등 교육에 사용되며 13%가 대학교육재정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학교육과정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액은 OECD평균보다 35%가량 낮고 초중등교육 예산은 OECD평균 보다 28%가량 높다. 2009년 30조원이던 지방교육재정보증금은 10년만에 55조원으로 81%가 늘었지만 같은 기간 초중고 학생은 오히려 26%가 줄었다고 한다. 따라서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학생 수 대비 늘어난 재정비용을 고려하면 매년 10%가량의 금액이 허비된 것으로 귀결된다.

전국의 모든 학교가 동일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 학교는 학생이 15명인데 교직원이 18명이나 되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와 같은 현상은 농어촌 및 벽지의 학령인구의 감소가 초래한 것일 테지만 비용도 절약하면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교육정책의 전환도 절실히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인재양성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가장 명확하게 제시한 선각자는 “한명의 인재가 수천수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지론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작금의 교육정책은 인재를 말살하는 정책으로 치닫고 있다. 교육재정의 활용을 보면 전체재정의 80%가량이 기초교육과정으로 사용되고 정작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는 대학교육에 교육재정의 13%만 지급한다는 것은 인재양성과 국가의 경제발전 과 성장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부는 현재 자사고 폐지를 위해 전력을 질주하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42개의 자사고 가운데 올해 자사고 24개의 자사고가 탈락 여부를 위한 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북상산고와 경기안산동산고가 탈락조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나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아마 법적절차에 따라 위법여부를 가릴 것으로 사료된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이 정도의 위치에 오를수 있었던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일찌기 국민들이 먹고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기 위해 실시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행한 조국근대화 정책이며 그 다음은 정부의 정책에 발맞추어 참여한 삼성과 현대 및 대기업 총수들의 열정이며 그 다음은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교육열 덕분이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50대 대학 순위에서 미국의 대학이 절반이 넘는 31개가 포함된다. 미국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바로 질이 높은 미국의 대학교육 덕분이며 대학교육의 질이 바로 국가의 경쟁력이란 사실을 증명하는 것인데 지금우리는 그 반대의 정책으로 치닫고 있다. 화장실의 휴지로도 사용할 수 없는 대학 졸업장의 남발은 청년 실업을 양산하는데 일조할 뿐 아니라 캥거루족만 양산시키는 부작용만 낳게 되며 자식과 부모 모두에게 지울 수 없는 고통만 남기게 된다는 사실에 유념하길 바란다.

정호경 울산시 남구 신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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