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동구 대왕암공원 내 교육연수원 둘레길이 개방됐다는 소식은 참으로 반갑다. 대왕암공원이 비로소 ‘완전체’가 된 셈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대왕암공원 전체를 한바퀴 돌 수 있는 산책길이 교육연수원 구간에서 잘린 것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대왕암공원에서 슬도로 가는 길도 온전해졌다. 관광활성화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암공원은 우리나라 동해안에서도 보기 드물게 빼어난 경관을 갖고 있다. 외지 관광객들이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 대왕암공원이기도 한다. ‘울산방문의 해’에 수많은 관광객을 데리고 울산을 다녀갔던 서울지역 한 여행사 가이드에 따르면 “대왕암공원에 관광객들을 내려놓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예상외로 솔숲과 바닷가 산책길, 대왕암까지 천천히 걸으며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대왕암공원은 울산관광의 닻(앵커)이다. 이제 슬도까지 걷는 길도 관광상품으로 각광을 받게 되면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할 수 있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선정돼 울산관광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십리대숲이나 강변 꽃밭을 산책하는 것으로는 숙박을 유도하는 ‘머무르는 관광’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둔치와 강변을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지금으로선 지역내 다른 관광자원을 묶을 수밖에 없고, 그러자면 대왕암공원을 가장 첫손에 꼽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교육연수원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울산관광산업의 새로운 물꼬가 되는 셈이다.

16일 대왕암공원 둘레길 개방기념 산책에 나섰던 송철호 울산시장은 “연수원 부지는 대왕암공원 내에서도 정말 경치가 좋은 곳이라 들어오고 싶어하는 호텔 등이 많다”면서 “시민과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 본격적인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 일반 시민들의 여론도 수렴해야 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관광과 건축, 환경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관광활성화의 앵커시설이면서도 자연경관을 절대 훼손해서는 안되는 이율배반적 조건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사례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본보기가 될만한 곳은 많다. 근래 들어서는 제주도와 강원도, 남해안 등지에 자연경관을 훼손하기는커녕 오히려 돋보이게 하는 미술관과 리조트 등이 적잖이 들어서고 있다. 관광활성화를 넘어 문화예술적 경쟁력까지 갖춘 휴양시설들은 그 자체가 관광자원이 되기도 하고 지역문화의 수준을 한단계 올려놓기도 한다. 전문가들에 의한 공개적 논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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