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울산 남구 모 식당에서 열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기자간담회는 영화제 홍보를 위한 자리였지만 관심은 온통 산악영화제와 국제영화제의 ‘동시개최’ 또는 ‘통합개최’에 쏠렸다. 예년과 달리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는 울주군의 행정지원국장이 참석했다. 그만큼 산악영화제와 국제영화제 문제가 민감한 사안임을 입증한 셈이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산악영화제와 국제영화제는 근본성격부터 다르다. 산악영화제는 국내 유일한 산악영화제일 뿐만 아니라 지난 4년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노하우를 쌓아 왔던 영화제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세계적인 산악영화제의 반열에 올라가기 위해 울주군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인 것이다.

울산시가 ‘산악영화제와 국제영화제는 각기 별도로 운영돼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니 다행이지만, 행여 송철호 시장이 언급하는 ‘빅텐트’라는 개념 속에 같은 종류의 영화제로 치부할 의도가 있다면 진즉 중단하기를 바란다.

울주군 고위 공무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일각에서 산악영화제와 국제영화제의 통합설이 제기된 것으로 아는데, 이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소식을 접한 다른 울주 관계자들도 ‘뜬금없는 말’이라고 할 정도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 전인 지난 9일 울산시에 열린 국제영화제 기본계획수립 연구용역 보고회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9월6일부터 10일까지 열릴 예정인 산악영화제와 내년 개최예정인 국제영화제를 제휴하는 방안, 두 영화제를 동시에 개최하는 방안, 두 영화제를 통합하는 방안까지 화두에 올랐다. 시청의 모 고위 공직자는 비공식 자리에서 통합 방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바도 있다. 특히 송철호 시장은 9일 보고회에서 “울주군의 선사 문화를 국가정원으로 지정될 태화강과 연결시키면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 중심의 산악영화제, 장생포의 고래문화제를 전부 엮을 수 있다”며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구체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자 울산시는 16일 “울산시의 입장은 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대로, 산악영화제는 산악영화제대로 가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그 동안 영화제와 관련해 울산시 관계자들의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동시개최 또는 통합개최설은 좀처럼 수그러질 것 같지 않다.

아직 기본계획도 수립되지 않은 낯선 국제영화제에 산악영화제가 통합된다는 설이 계속 흘러나오니 울주군으로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동시개최와 통합설에 쐐기를 분명히 박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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