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을 견뎌 왔던 오는 길 너무 길어
비지땀 젖은 적삼 소금기가 굳어갈 때
하루해 저문 늦밤이 곤한 잠을 뒤챈다.

▲ 김정수 시조시인

봄과 가을의 틈바구니 속에서 여름 무더위가 한껏 갑질을 하고 있다.

한낮 불볕을 내리 퍼붓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아 열대야를 보탠다. 여름밤은 짧으면서도 길다.

후끈 달아오른 도시 속에서 이 더위를 식힐 방법은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새 돌리는 것 뿐. 더위는 삼복을 넘겨야 한풀 꺾일 듯. 시인은 범보다 무섭다는 열대야 속 후미진 쪽방에서 그 모든 세상사와 싸우는 이들을 생각하며, ‘곤한 잠을 뒤챈다.’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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