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예산확보와 밀접해 내년 총선 앞두고 민감
현역 3인방 1년씩 임기, 순서상 정갑윤 의원 차례
이채익 의원 연임에 발끈…李 “당에서 결정한 일”

자유한국당 소속 울산지역 국회의원들이 20대 국회 ‘마지막 예결위원 보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예결위원의 역할은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수퍼예산 5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9월부터 100일간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울산지역 국비확보는 물론 자신의 지역구에 지원되는 이른바 ‘쪽지예산’과 맞물려 있다. 특히 울산의 국비확보는 물론 지역구 예산확보 여부는 내년 4월 21대 총선 여론추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 ‘요직’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역의원들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원구성 초반에는 여야를 초월한 친선모임인 ‘지역국회의원협의회’ 차원에서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조율을 거친 반면, 국회 예결위는 자당몫으로 권역별·시도당별 인원 배치도에 따라 조율하는게 관례로 해왔다.

한국당 예결위원의 경우엔 지역 국회의원간 협의를 거친뒤 1년 임기를 순번대로 맡아왔으며,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31일까지 1년 임기는 이채익(남갑) 의원이 맡았다. 자연스레 다음 순서는 박맹우(남을) 의원이지만 황교안 대표로부터 사무총장에 전격 발탁되는 바람에 예결위원을 겸직하는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차기 순서인 정갑윤(중) 의원이 맡는 것이 관행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마지막 예결위원이 또 다시 이채익 의원이 맡게 되면서 지역의원들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국회 예결위원 한국당몫의 지역의원은 그동안 사전 협의로 (돌아가면서)차례대로 맡아온게 관례였다”면서 “이채익 의원이 연거푸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한 번 상의라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매우 유감”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표출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한 번 더 맡을 수밖에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면 서로 상의해서 역할 분담을 하면 되지 않았느냐”면서 “아무런 상의없이 맡아 지금 추경 심의 활동중인 상황에서 5선 중진의원인 내가 뭐라고 하는게 적절하냐”면서 ‘부글부글’ 끓는 속내를 드러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내가) 갑자기 당 사무총장 임명으로 예결위원을 양보했으니 자연스레 정갑윤 의원이 맡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채익 의원이 연임돼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정 의원과 이채익 의원이 사전에 협의한 것으로 내심 추정했을 뿐”이라고 했다.

특히 박 총장은 “그동안 당소속 예결위원은 지역의원 몫으로 의원 숫자가 결정되면 의원간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었고, 그것이 의원간 신뢰와 존중이었는데 크게 잘못됐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채익 의원은 본보와의 전화에서 “정갑윤 의원과 박맹우 의원과는 사전에 상의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당에서 결정한 것이라 뭐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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