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1조3천억원대 트램 추진
대형 건설사 그들만의 잔치 우려
지역업체 참여 확대 방안 마련을

▲ 신명준 울산시 건설협회 운영위원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하는 일은 불안하고 두렵고 긴장되고 초조해진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기존 세력의 압력과 알 수 없는 결과에 더 나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는 항상 변화해 왔고 그 변화로 인해 인류는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

예술의 도시라고 자처하는 프랑스 파리에 가면 두 개의 유명한 건축물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에펠탑이다. 에펠탑은 1889년 귀스타브 에펠이란 공학자가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한 만국박람회 때 프랑스 세느강변에 세웠다. 당시에는 철구조물이 301m 되는 구조물 자체가 없어서 무모한 공사라고 비판을 받았으며 예술의 도시 파리에 철 구조물이 말이 되냐며 극심한 반대에 부딪쳤다. 결국, 20년 후에는 철거한다는 조건을 달고 힘들게 건설하였다. 20년이 지나자 무선통신의 발전으로 기지국이 필요한 파리시는 에펠탑을 무선통신 기지국으로 변화시키면서 현재까지 존재하는 계기가 되었다.

에펠탑은 격좌철골 구조물로 만들어져 예술적 가치를 처음에는 인정을 못 받았으나 세월이 지나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기술적으로 에펠탑에 조명시설을 하면서 이제는 세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파리의 대표적인 건축물이 되었다.

또 하나는 파리 루부르박물관 중앙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유리 피라미드다. 주변의 고풍스러운 궁전장식과는 전혀 딴판으로 조금 생뚱맞은 유리 피라미드는 1989년 건축당시 큰 논란이 벌어졌다. 도무지 어울릴 수 없는 궁전과 유리건축물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함의 미학으로 기존 건물의 아름다움을 보전하면서 구건물과 신건물의 조화를 최대한 살렸다는데 현재는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이 건물을 설계한 중국계 미국 건축가 이오 밍 페이(Ieoh Ming Pei)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도 수상했다.

지난달 울산시장이 울산에서 처음으로 도시철도망(TRAM) 구축계획안 용역결과를 발표했다. 2027년 운행 목표인 트램(노면전차)은 4개 노선이며 연장 48.25㎞, 사업비는 1조3000억원에 이르며 울산시 자체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트램은 전동열차, 노면전차, 시가전차 라고도 불리며 독일, 일본, 러시아 등 세계 50개국 400여 개 도시에서 운행되고 있다. 특히 트램은 건설비가 1㎞당 200억원으로 경전철(600억원)보다 적게 들어 경제성으로 봐도 타당하다 할 수 있겠다.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 후 지금까지 이런 대규모공사는 볼 수 없었다. 침체해가는 울산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대규모 토목공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그 타당성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서 최적의 경제성도 따져봐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반대의 의견도 지금 흘러 나오고 있다.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유동인구도 많지 않은데 운영비만 연간 500억원 가량 필요한 트램 건설이 필요한가에 대한 지적과 버스 이용객조차 줄고 있는데 트램이 필요한가, 트램이 버스나 택시 승합차와 섞여서 운행할 수밖에 없는데 오히려 시민 불편만 가중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예견되는 반대의견이다.

그러나 트램이 운영되는 시기는 2027년이며 지금부터 8년 아니 10년후 일수도 있다. 10년 후면 시민들의 이동수단이 어떻게 바뀌며 어떤 교통편이 더 이로워 지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미래 예측을 정확히 할 수는 없지만 미래교통 수단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지금도 알 수 있지 않는가. 울산광역시의 미래을 위해서 신중하고 체계적인 구상으로 사업의 성공을 기원하는 바이다.

또 울산의 건설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대규모 사업이 대기업의 잔칫상이 될까 염려스럽다. 울산시에서 발주하는 대규모 공사에 울산건설업체가 참여하지 못하는 참담한 현실에 항상 이의를 제기하고 참여기회 확대를 주장해 왔지만 그 성과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울산시의 의지만 있다면 기획부터 예산편성, 분리발주 등으로 얼마든지 울산 건설업체들의 참여 기회를 높일 수 있다. 울산에서 시행하는 대형 토목공사를 다른 지역의 건설업체가 하는 것을 구경만 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신명준 울산시 건설협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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