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근수 울산경제연구회 고문

울산의 태화강 지방정원이 순천만 국가정원에 이어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울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고 축복할 일이다. 특히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통하여 2023년까지 생산유발 5552억원, 부가가치유발 2757억원, 취업유발 5852명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니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울산은 우리나라 산업수도로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그동안 호황이었던 주력산업들이 침체하고 인구 또한 매년 감소하면서 시민들의 마음속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따라서 울산의 미래준비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서 선진 관광도시로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몇가지 드리고자 한다.

먼저 최근 관광 선진국이 되어 경제위기를 벗어난 일본에 관하여 살펴보자.

일본 화장품기업 시세이도는 연일 매출과 주가가 치솟아 매출은 2009년 6902억엔에서 2017년 1조51억엔으로 뛰었고, 주가는 2009년 말 1565엔에서 2018년 9월 말 8799엔으로 폭등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시세이도 고급 화장품을 쓴 뒤 귀국해서도 계속 구매한 덕분”이라고 했다. 이렇게 갑자기 상황이 바뀐건 방일 외국인 관광객 덕분이라고 한다. 일본정부 관광국은 2018년 방일 외국인 관광객은 10년 전보다 4배에 달하는 약 3000만명으로 이들이 제품을 사면서 매출이 오른 것으로 보고있다.

이처럼 방일 외국인 증가에 발맞추는 기업은 시세이도 뿐 아니다. 외국인이 잘 방이 부족해 호텔건설 붐이 일고 있고, 유통업체들은 외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하여 점포 확장을 하고 있다.

심지어 제약회사들은 외국인들도 쉽게 약효를 알 수 있도록 상품 포장을 꾸미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 산업지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집권한 아베 신조 총리의 ‘밀어붙이기’도 주효했다. 아베는 재집권 뒤 곧바로 총리가 의장을 맡는 ‘관광입국 추진 각료회의’를 구성하여 국장급 이상 관료들을 불러 길게는 몇시간씩 관광현안을 묻고 조율했다.

즉 총리 주도로 법무성·외무성·관광청 등 유관기관이 협조하여 관광입국 활성화를 이룬 것이다. 이처럼 일본은 정부의 관광육성책이 성공해 죽어가던 일본 내수기업들이 훨훨 날고 있다. 관광산업으로 제2의 내수시장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현재의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울산의 산업구조를 제조업 중심에서 4차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10~20여년의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그 동안 울산경제를 지탱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앞서 살펴본 일본의 경우처럼 관광산업을 크게 육성하여 기존의 제조업도 함께 살려내는 수밖에 없다.

울산은 미포, 온산 국가산업단지와 같은 산업관광 자원과 대왕암공원, 장생포고래마을, 태화강대공원, 간절곶, 영남알프스 등과 같은 수많은 자연관광 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각 기초자치단체 별로 관광사업을 수행하다 보니 이웃 부산과 경주와 같은 체계적인 관광산업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따라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울산 전역에 위치한 관광자원을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관리·운영할 수 있는 울산광역시 산하 전문관광재단 설립이다. 더불어 재단을 이끌어갈 유능한 인재 초빙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태화강 국가정원을 보기 위해 타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울산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울산의 얼굴이자 관문이라 할 수 있는 KTX울산역 주변은 여전히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관문으로서의 역할 수행이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이는 울산의 도시이미지 및 브랜드 가치에 큰 악영향을 끼치므로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또한 역세권 주변 영남알프스 관광자원과 태화강 국가정원 및 대왕암공원을 연계하는 1박2일 이상의 체류형 관광코스 개발도 필수적이다.

관광산업은 흔히 정치, 경제, 행정 등 도시의 모든 역량이 결집되어야 발전할 수 있는 종합예술이라 한다. 일본의 사례와 같이 울산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울산을 더욱 찾고 싶고, 보고 싶고,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현재의 경제위기를 기회로 여겨 선진 관광도시로 나아갈 때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 또한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손근수 울산경제연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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