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형항공기 ‘하이에어’ 운항
여수·광주·양양 등 하늘길 열려
생태도시 울산, 더 많은 발길 기대

▲ 남흥섭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장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요즘 많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의 숙박공유 서비스 업체의 광고카피입니다. 낯설음이 어느새 익숙함이 되고, 그 익숙함은 어느새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이 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낯선 도시에서 우리집을 만난 것처럼 말이죠.

저는 직장의 특성상 짧게는 2년, 길게는 3~4년 단위로 이동이 잦은 편입니다. 직장에서는 전보, 가정으로서는 이사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것을 여행이라고 부릅니다. 낯선 곳에서 정주하며 살아보고, 현지인이 되어보는 말 그대로의 ‘살아보는 여행’인 것이죠.

저는 올해 2월, 2년간의 대구생활을 마치고 울산으로 발령받아 울산생활 6개월차에 접어든 초보 울산사람입니다. 사실, 울산에서 살아보기 전 까지만 해도 저에게 울산은 회색빛의 산업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울산을 제대로 알고 여행해보지 못한 사람들이나, 울산에서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 대부분이 저처럼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6개월간의 짧은 울산생활이지만, 벌써 세 번째 계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늦겨울, 봄을 지나 지금은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의 길목에 서있습니다(개인적으로는 울산이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계절이라고 생각됩니다). 계절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저는 부지런히 울산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석구석 다 돌아보진 못했지만, 초록이 끝없이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흑진주 같은 몽돌을 가득채운 주전해변과 코발트 빛 동해바다, 전설을 품은 대왕암과 아름드리 해송림,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간절곶, 일출이 장관이라는 진하해수욕장 명선도, 십리대숲이 장관인 태화강대공원 등 울산의 대표적인 명소는 대부분 다녀온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과 달리, 울산은 참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굴뚝이 즐비한 회색빛 산업도시인줄로만 알았던 울산은 산과 바다 그리고 도심을 가로지르는 맑은 태화강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푸른 생태도시였습니다.

요즘은 지인들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모임을 가질 때면 “울산에 한번 놀러오세요, 제가 제대로 울산구경 시켜 드릴게요!”라는 말을 빼놓지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벌써 울산사람 다 되셨네요”라는 답을 듣기도 합니다.

최근 울산을 기반으로 하는 소형항공사(50인승 이하) ‘하이에어’가 운항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이에어는 프랑스의 항공기 제조사 ATR(Avions de Transport Regional)에서 제작한 쌍발 터보프롭 항공기 ATR7를 도입해, 올해 10월부터 울산-김포노선을 시작으로 여수, 광주, 양양 등 그간 울산에서 접근이 어려웠던 지역으로 틈새노선을 개설해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10월부터 더 넓어질 울산 하늘길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울산으로 왕래가 일어나고, 울산이 살아보기에 좋은 여행지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여름 휴가계획, 다들 세우셨나요?” 저는 올해 여름휴가는 울산에서 보내려고 합니다. 울산 새내기인 저에겐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낯설었던 울산이 어느새 익숙해지고, 그 익숙함은 어느새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도 제법 울산사람 티가 나는 것 같습니다. 남흥섭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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