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념물유적협 ‘이코모스’
네번째 대륙별 암각화 연구서에
대곡천 암각화군 집중 조명
장석호 동북아재단연구관 기술
세계유산등재 청신호 기대

▲ 이코모스 연구서에 수록된 반구대암각화 실측도면(울산대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

파리에 본부를 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한반도 선사문화를 대표하는 ‘대곡천 암각화군’을 처음으로 ‘집중’ 조명했다. 전세계 암각화(Rock Art) 유적을 소개하는 이코모스의 연구서 첫 장을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이 포함된 대곡천 암각화군으로 장식한 것이다.

세계유산위원회와 유네스코의 자문기관인 이코모스의 이 연구서가 향후 석학들에게 공유될경우, 선사포경문화와 고래그림으로 유명한 반구대암각화의 특성은 물론 생태학, 동물학, 예술학, 지질학, 인류학, 문화사, 신화예술론 등 여러 분야 연구의제로 활용되며 세계유산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과적으로 세계유산 등재에도 청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코모스는 10여년 전부터 대륙별 암각화를 소개하는 연구서를 출간해 왔다. 대곡천 암각화군은 중남미와 카리브해(2006), 북아프리카와 사하라(2007), 중앙아시아(2011)에 이어 가장 최근 발간된 4번째 연구서 <Rock Art in East Asia>(영문판)의 첫 장에 소개됐다.

▲ 이코모스가 이달초 발간한 표지.

관련 내용은 모두 장석호 동북아역사재단 선임연구관이 기술했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한반도에서 발견된 가장 큰 바위 그림 유적지다. 높이가 최대 4m에 이르고 폭이 8m에 이른다. 주암에 새겨진 200여 점의 그림을 포함해 총 257점의 이미지가 발견되었다. 묘사된 인간의 이미지 중 2명은 마술사, 2명은 고래잡이, 2명의 얼굴 그리고 2명의 남자가 나타난다. 63마리의 고래, 6마리의 거북이, 2마리의 물개 등 77점의 해양동물이 확인된다. 고래는 대곡리 바위그림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게다가 이 고래들은 배, 어망, 작살, 부유장치 등과 함께 나탄난다. 수증기를 뿜어내는 고래를 포함해 고래 모습을 머리와 입의 모양, 가슴, 등, 꼬리 지느러미, 뱃살무늬로 구분하며 연구한 결과 총 11종의 고래가 확인됐다. 특이한 점은 이와 함께 사슴 44마리, 호랑이 23마리, 멧돼지 18마리 등 모두 95종의 육지동물도 함께 발견됐다는 것이다.’

장석호 연구관은 지난해 <이미지의 마력-대곡리암각화의 세계>에서 선사바위그림유적의 보편성 위에 울주 대곡리만의 독특한 제재와 주제, 해양어로집단의 구체적인 포경문화도상기록에 주목해 선사미술연구자들로부터 연구의 독창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연구서에는 대곡천을 포함한 한국의 암각화와 함께 러시아, 중국, 몽골, 일본, 동남아권 암각화 유적이 국가별 전문가들에게 의해 다뤄지고 있다.

이코모스는 책 출간 취지에 대해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들의 암석 예술에 대해 연구성과 공유의 필요성이 제기돼 관련 연구서를 출간하게 됐다. 심층 연구가 아직 진행되지 않은 세계 곳곳의 암각화 연구가 활성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출간에 도움을 준 (한국)문화재청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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