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들의 숙원사업이던 태화강 지방정원이 국가정원으로 승격이 확정됨에 따라 국가정원의 혜택을 누리고 사는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축하와 감사를 드린다. 또한 태화강국가정원 확정에 따른 미래의 발전방향을 선도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지역신문의 대표격인 경상일보사에도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필자는 지난 40여년간 태화강 국가정원 주변지역에서 국가정원의 혜택을 받으면서 생활해온 지역민으로서, 태화강 국가정원내 대숲을 비롯한 모든 자원들과 태화강 생태변화와 관련된 발자취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시민의 한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글을 쓴다.

1970년대 이전 태화강 하류와 동해 바다가 접하는 자연자원이 풍부하여 살기 좋은 울산지역이 조국 근대화란 명분하에 급속하게 이루어진 공업화로, 부의 축적은 이루었으나 자연자원은 황폐화 되어 공기는 오염되고, 태화강물은 폐수와 화학물질로 병들어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인식되어 왔다. 2000년대 들어 모두가 자연생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민관이 단합하여 노력한 결과, 1급수의 태화강을 되찾고 오늘의 국가정원을 탄생시키게 되었다. 이러한 자연생태 환경의 변환과정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생명력이 있는 대자연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지에 대하여 다시 한번 깊이 인식하고, 인위적인 자연생태의 구조변화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금번 확정된 태화강 국가정원의 다양한 인프라 구축사업에 주민으로서 나름대로 의견을 제시해본다면, 첫째, 태화강 국가정원화 사업의 우선순위는 지역주민(울산시민) 외부관광객의 순으로 이루어 져야한다고 생각된다. 둘째, 태화강 국가정원의 개발은 현재의 자연생태공원 선상에서 이루어져야 된다. 현 태화강 국가정원은 자연생태가 대부분 회복된 울산도심의 심장이라는 생각이 들며, 수만 마리의 까마귀떼, 두루미, 외가리, 오리, 가마우찌 등의 철세와 텃세가 계절을 바꾸어 가며 찾아오고, 연어와 황어떼가 수만리 길에서 고향을 찾아오고, 잉어과 어류를 중심으로 수많은 어종들이 태화강에서 활기차게 살아가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특히 태화강의 맑은 물과 남산의 수려한 경관, 십리대숲의 위용과 맑은 공기, 태화강 정원의 잘 다듬어진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들은 태화강 국가정원을 찾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힐링하기에 충분한 곳이라는 자부심이 든다.

셋째, 태화강 국가정원의 발전은 국가정원을 관할하는 시청과 정원 주변을 관할하는 중구청이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여 정원을 찾는 관광객들에 대한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될 때 만이 가능하다고 본다. 가령 정원을 잘 관람하고 먹거리를 찾아 정원밖으로 나왔는데 도로 포장상태나, 환경정비, 주차시설, 식당, 유흥시설 등의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으면 국가정원에 대한 관광객들의 만족도는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국가정원의 지정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이 증가할 것이고, 이들의 욕구충족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바,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국가정원의 접견지역을 상업지역으로 형질 변경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넷째, 국가정원 인근지역의 건축물 규제완화와 지원을 통해 빌딩 옥상의 루프사업과 전망대 설치, 캐릭터 등의 구조물 설치 등을 가능하게 해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여행객들의 만족도 높여주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섯째, 향후 태화강 국가정원의 정책 방향이 현 자연생태공원의 유지 선상에서 인위적인 유원지화를 병행한다고 하면, 아래와 같은 사항들이 우려되며 정원정책 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할것으로 사료된다. 예컨대 국가정원의 하늘에 케이불카 혹은 짚라인 등이 지나가면 조류의 항로 방해로 까마귀나 백로같은 철새가 사라질까 우려되며 태화강에 유람선이 운행되면 백로, 외가리, 오리 등의 조류와 황어, 연어, 잉어류 등의 수많은 어류들이 사라질까 우려된다. 이 외에도 인위적인 시설이 건설되면 될수록 비례해 자연생태계는 파괴될수 밖에 없다.

수십년 간 시민들이 회복시켜 놓은 태화강의 자연생태계가 훼손돼 껍데기만 남은 국가정원이 되지 않도록 향후 국가정원의 정책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할것으로 사료된다. 오늘 이시간에도 백로들이 태화강 국가정원 하늘을 날면서 불안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도 태화강대정원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 함께 살자”라고? 역지사지로 태화강 국가정원의 미래의 발전방향은 인간이 아닌 태화강 국가정원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자문을 구한다면 올바른 답이 나올수 있을것 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결론적으로 태화강 국가정원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은 자연생태계를 유지하는 선상에서 시민들의 다수가 원하고,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됐으면 한다. 정홍식 울산시 중구 태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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