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명국 울산중앙병원 외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아 유방 초음파 검사를 받은 30대 여성을 상담하고 있다. 임규동 기자

한해 유방암으로 진단받는 여성이 2만여명이 넘으면서 유방암이 갑상선암을 제치고 국내 여성암 발병률 1위가 됐다. 결혼을 하지 않는 독신 미혼여성의 증가와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가지지 않는 딩크족(DINK)이 늘면서 젊은 여성의 발병률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임명국 울산중앙병원 외과 전문의와 함께 유방암 발생원인과 진단,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미혼여성·딩크족 증가로 젊은층 발병 증가
20~30대 유방암 환자 8년새 16%나 늘어
배란 많이 할수록 유방암 발병위험 높아져
30세부터는 자가검진과 초음파검사 받아야
진단땐 외과적 부분절제술·항암치료 병행

◇최근 들어 젊은 여성 유방암 발병률 높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39세 유방암 환자 수가 2010년 대비 2018년 약 16%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유방암 환자의 특징은 60~70대에 발병률이 증가하는 서양인에 비해 50대 이하 여성의 발병률이 높다. 특히 20~30대 여성 발병률은 서양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들어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늦은 결혼과 저출산, 빠른 초경, 모유수유 감소, 비만, 피임약 복용 등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경험이 없거나 첫 출산을 늦게 한 여성,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여성 및 불임 등이 있는 경우, 배란의 횟수가 증가해 쉼 없는 배란으로 인한 세포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서 유전자 돌연변이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고, 유전자 변이를 가진 세포가 암세포로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배란을 많이 할수록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는데, 최근 들어 결혼하지 않는 여성과 출산하지 않는 여성의 증가로 배란을 많이 하는 가임기 때 임신, 출산으로 인한 배란 횟수가 줄어들지 않아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 또 출산 후 수유를 하는 것도 배란 횟수를 줄여 유방암의 발생을 감소시킨다.

임명국 울산중앙병원 외과 전문의는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하고, 다산을 통해 모유수유 기간이 길었던 과거에 비해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임신·모유수유가 유방암 발생에 어느정도 영향을 끼치지만, 절대적인 원인은 아니다. 유방암은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발병한다. 따라서 모유수유를 통해 유방암을 100% 예방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 기존 초음파 장비를 통해 얻은 영상(오른쪽)과 Canon Aplio i700 이라는 초음파 장비를 통해 얻은 영상. 임규동 기자

◇유방초음파검사로 암 조기 진단 가능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30세 이후부터 조기검진 받길 권고하고 있다. 30세 이후부터는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검진을 추가하고,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의 임상진찰과 유방 초음파 검사 등을 권장한다.

고위험군 여성의 경우 전문의와 상담해 좀 더 이른 나이에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자가 촉진을 통해서 멍울이 만져지거나 분비물이 확인된다면 병원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촉진은 검지, 중지, 약지 세 손가락의 앞부분으로 부드럽게 눌러 만져지는 멍울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때 쇄골에서부터 유방아래까지 빠지는 부분이 없도록 위에서 아래로 지그재그 식으로 만져보는 것이 좋다.

유방암 선별검사로 이용되는 유방촬영술은 저선량의 엑스선을 유방에 조사해 유방 내부 구조를 확인하는 검사 방법이 있다. 한국 여성에게 흔한 치밀유방의 경우 유방촬영술의 정확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는데, 병변이 있어도 치밀한 유방조직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유방 초음파 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면 유방암 발견율을 높일 수 있다.

임 전문의에 따르면 “유방 초음파 검사는 유방촬영술에서 보이지 않는 작은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데 매우 유용한 검사다. 검사 시에 통증이 없고 방사선 노출이 없어 임신이나 수유 중인 여성이나 상대적으로 방사선에 민감할 수 있는 20~30대 여성도 부담 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초음파는 기계의 사양에 따라 화면의 선명도에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최근 울산중앙병원은 Canon Aplio i700 이라는 초음파 장비를 도입했다. 장비와 탐촉자간 신호를 다중으로 주고 받음으로 인해 기존 장비와 비교해 표층부터 깊은 부위까지 균일하고 선명한 영상으로 보여진다.

임 전문의는 “Canon Aplio i700의 경우 미세부위 전용탐촉자를 적용해 고주파수로 표층의 미세병변도 진단 가능하다. 보다 세밀하고 정밀한 검사를 통해 조기 암 검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외과적 절제술로 치료 가능

유방암을 진단받게 되면 기본적으로 진행하는 치료는 외과적인 절제술이다. 특히 이때 미혼이거나 젊은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보다 큰 심각한 고민과 걱정으로 인해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70% 가량의 유방암은 부분절제술 후 방사선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유방을 보존할 수 있다. 선행항암화학요법 치료제의 발달로 유방 보존 가능 비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방암은 수술후 보조요법의 효과가 좋은 암이기도 하다.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호르몬 치료 등은 암의 병기나 암의 성질에 따라 선택해 이뤄진다.

임 전문의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개인의 나이와 유방의 상태, 가족력을 비롯한 위험요인 등에 따른 적절한 검진 방법과 검진 주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평소 정기적인 자가 검진으로 자신의 유방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조기유방검진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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