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가 처음으로 진행한 임진혁 울산발전연구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가 채택됐다. 시의회는 “발상의 전환 등을 통해 위기에 처한 울산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직자로서의 중요한 자질 중의 하나인 ‘청렴과 정직’의 문제에 대해 비공개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비공개 인사청문회는 정부 요직에 앉힐 국가공무원의 인사청문회를 비공개한 것과 같은 것이다. 울산시는 작은 정부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번 인사청문회의 중요한 체크포인트 중의 하나가 ‘지역에 대한 이해와 분석, 전문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울산발전연구원의 역할은 지역에 대한 정확한 분석, 지역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지역을 모르면서 울산은 진단할 수 없고, 울산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분석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시의회는 ‘전문성이 다소 부족하지만 울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무리 애정과 열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울산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모르고는 울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울산의 싱크탱크다. 이 싱크탱크는 울산시 전체의 행정을 이끌어가는 울산시장의 브레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원장의 자리는 그 동안의 교수로서는 할 수 없었던 막중한 일을 해내야 하는 자리다. 울산시의 현 상황에 대한 분석이나 개선방안이 다소 추상적이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시의회의 지적은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다.

울산은 지금 경제의 막다른 골목에 봉착해 있다. 현실성 없는 인문학적인 소양으로는 이 막중한 일을 할 수 없다. 울산발전연구원장은 교양강의나 하고 어려운 학문을 풀어내는 자리가 아니라 거리에 나앉은 상인들의 하루 끼니를 걱정하고 암울한 조선업과 곧 다가올 울산 자동차산업의 앞날을 밤새도록 걱정하는 그런 자리다. 그런면에서 국가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울산의 울산발전연구원은 국가 브레인으로의 역할도 겸해야 한다.

울산발전연구원장의 인사청문 경과보고는 채택됐지만 이제부터 울산발전연구원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많은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우리나라 각 도시의 발전연구원은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 있다. 한 도시가 얼마나 발전하는냐 하는 것은 연구원의 역량에 달려 있고, 그 연구원장의 역량은 연구원 한명 한명의 역량을 얼마나 끄집어 내고 도시에 적용하는냐에 달려 있다. 울산발전연구원장은 교수가 아니라 울산시민들의 삶을 어깨에 걸고 다니는 고뇌에 찬 장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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