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자발적 불매 동참

▲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울산시민들의 자발적 동참이 확산되면서 25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영플라자에 위치한 일본 브랜드 무인양품 매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니클로·무인양품 등
대표적 브랜드 매장 썰렁
소상공인들 판매거부 늘고
일본맥주 매출액 반토막에
대형마트들 신규발주 중단

“일본제품 사지도, 팔지도 않겠습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촉발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울산시민들의 자발적 동참으로 지역경제 곳곳에 확산되고 있다. 일본 브랜드 의류매장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고,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울산지역 슈퍼마켓의 절반 가량은 일본제품을 매장에서 철수하는 등 일본 관련 제품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25일 오후 2시께 롯데백화점 울산점 영플라자에 위치한 대표적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매장에서는 물건을 고르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매장 내에는 4~5명의 직원들만 계산대와 매대를 지키고 있을 뿐 손님의 숫자가 직원보다 적었다. 같은 시각 비슷한 계열의 SPA 패션 브랜드 ‘ZARA’ 매장에 꾸준히 손님들이 오가는 것과는 크게 대조를 보였다.

영플라자에서 의류를 비롯한 생활잡화를 판매하는 ‘무인양품’ 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기업의 합작사인 무인양품 매장을 둘러보는 손님들이 간간이 있지만 주변 매장과 비교해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같은 현상은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무인양품의 이달 1~24일까지 매출액은 전월대비 절반에 가까운 46%나 급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의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분위기가 강화되면서 관련 제품군의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의 인기 판매제품인 일본맥주도 판매량 하락폭이 점차 커지면서 매출액이 평년대비 절반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이마트 울산점의 지난 1~24일까지 일본맥주 매출액은 전월대비 38% 감소했으며, 메가마트 울산점의 지난 15~20일까지 매출액도 이달 초(1~6일) 대비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불과 한달여 전까지만 해도 일본맥주가 수입맥주 판매 탑 10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라며 “이달 초와 비교해서도 일본맥주 판매량 감소세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롯데마트와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판매 급감으로 재고 부담이 커지면서 일본산 맥주의 신규 발주를 중단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26일부터 아사히, 기린, 삿포로, 산토리, 에비스, 오키나와(일본명 오리온) 등 대표적인 일본맥주 6종에 대해 발주를 중단한다고 25일 밝혔다. 그러나 이미 물량이 매장에 들어와 있는 상품의 판매는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어서, 발주 중단이 당장 일본맥주 판매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달 초 선제적으로 일본제품 유통 및 판매를 중단한 울산지역 소상공인들의 자발적 참여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에 따르면 소속 조합원 250여개 점포로 시작된 일본제품 판매중단에 참여하고 있는 슈퍼들은 현재 울산지역 전체매장의 절반 수준으로 늘어났다.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는 “일본제품 취급 중단은 처음 슈퍼마켓협동조합 차원에서 시작됐지만, 조합에 소속되지 않은 개별 자영업자들도 현재 재고분만 소진하고 나면 더 이상 일본제품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며 “이로 인해 매출에 일부 지장이 있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떳떳하고자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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