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4대 도착…내달 4대 등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13대 도입

▲ 청주기지의 F-35A 전투기[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상일보 = 연합뉴스 ]  군 당국은 북한이 남한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의 이유임을 시사하며 강력 반발하자, 이 전투기의 군 전력화 행사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F-35A는 현재 4대가 국내에 도착했으며, 다음 달 4대 등 순차적으로 연말까지 13대가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까지 총 40대가 전력화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도입된 F-35A는 청주기지를 모기지로 작전 배치를 위한 다양한 비행훈련을 하고 있다.

    군 당국은 F-35A 군 전력화 행사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방침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무기 도입에 따른 군 전력화 행사는 무기를 공식적으로 작전 배치하는 군사적 차원도 있지만, 대국민 보고 성격도 강하다.

    7조원이 넘는 막대한 국방예산을 투입해 도입하는 F-35A를 작전배치한다는 대국민 보고도 해야 하는 데 북한의 반발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군과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군은 공군 창설 70주년(10월 1일)을 계기로 삼아 F-35A 전력화 행사 일정을 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행사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고 정부의 한 소식통이 27일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25일 러시아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풀업'(pull-up:하강단계서 상승) 기동을 한 것으로 확인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을 '첨단공격형무기' 반입 등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목한 첨단공격형무기는 대표적으로 F-35A를 말한다. 그간 북한 관영매체와 북한 인사들이 F-35A 도입을 비난해왔던 것과 궤를 같이한다.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은 지난 11일 발표한 담화를 통해 F-35A 도입에 대해 "조선반도 유사시 북침의 '대문'을 열기 위한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특히 그는 "우리 역시 불가불 남조선에 증강되는 살인 장비들을 초토화시킬 특별병기 개발과 시험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며 이번 미사일 도발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의 모습. 2019.7.26 [연합뉴스제공]
    
 

    이에 따라 군은 이번에 북한이 시험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실전 배치되면 F-35A가 배치된 청주기지도 타격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2발의 탄도미사일은 고도 50여㎞, 비행거리는 600㎞에 달했다. 이 미사일이 자강도 등에 배치되어도 청주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하강 단계에서 활강, 수직상승 등 요격 회피 기동을 하는 이 신형 탄도미사일을 청주기지 내에 배치한 패트리엇(PAC-2/3) 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독 F-35A를 지목해 반발하는 것은 스텔스 전투기로서 '은밀성'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투기 설계 형상과 동체에 칠한 특수 도료 등으로 지상의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는 것이 F-35A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은밀히 침투해 핵과 미사일 시설, 전쟁지휘시설 등 핵심 표적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위력을 갖췄다. F-35A는 최대 속력 마하 1.8로 전투행동반경이 1천93㎞에 달하며 공대공미사일과 합동직격탄(JDAM), 소구경 정밀유도폭탄(SDB) 등으로 무장한다.

    국방부와 합참이 적 미사일을 탐지, 추적, 파괴하는 일련의 작전개념인 '전략표적 타격'(옛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F-35A를 내세운 것도 이런 능력에 기반한 것이다.

    군 당국이 애초 미국 보잉의 F-15SE 전투기 구매를 결정해 놓고 록히드마틴의 F-35A로 막판 기종을 변경한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대응, 주변국의 5세대 항공기 발전 추세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 
    국방부와 합참이 2012년부터 F-35A 기종 등을 도입 대상으로 삼아 차기전투기 사업을 추진한 것은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차기전투기사업과 관련, 정부는 북한 3차 핵실험(2013년 2월 12일) 후인 2013년 11월 합동참모회의에서 첨단 스텔스 성능과 전자전 능력을 갖춘 차기전투기를 도입하는 것으로 결정한데 이어 이듬해 3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F-35A 40대 구매를 결정했다.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핵실험을 하는 것으로 판단한 군 당국은 평시 억제와 유사시 타격을 위한 핵심 전력으로 F-35A 도입을 결정했다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F-35A에 도입에 대해 북한의 반발은 마치 '도둑이 매를 든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F-35A 도입 결정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가장 큰 고려 요소였다"고 말했다.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풀업' 비행 패턴?
(서울=연합뉴스) 한미 군 당국이 26일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러시아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풀업(Pull-up·하강단계서 상승비행)' 기동을 했다고 공식 평가했다. 21세기 군사연구소 류성엽 전문연구위원이 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 모니터 화면을 분석해 '풀업' 패턴을 분석했다. 2019.7.26  [류성엽 전문연구위원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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