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울산과학기술원·총장 정무영) 연구진이 아미노산 식이조절로 수면장애를 치료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UNIST는 생명과학부 임정훈 교수팀이 동물성 단백질에 많이 포함돼 있는 필수 아미노산 가운데 하나인 ‘트레오닌’의 섭취가 수면을 유도하는 현상과 그 신경생물학적 작용 원리를 밝혀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진은 형질전환 초파리의 수면 행동을 이용해 특정한 음식물의 섭취에 의한 수면 조절의 가능성을 검증했다.

아미노산 20가지를 각각 섭취한 초파리의 수면변화를 분석해 트레오닌이 수면을 유도하는 특이적인 아미노산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트레오닌을 섭취한 초파리는 깨어있는 상태에서 잠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았고, 트레오닌을 섭취하지 않은 초파리에 비해 오랫동안 수면을 유지했다.

연구진은 트레오닌이 뇌 신경세포의 신호전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도 밝혀냈다. 트레오닌을 많이 섭취하면 신경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가바’의 양이 줄고, 수면을 촉진하는 핵심 뇌 부위의 대사성 가바 수용기를 통한 신호가 약해진다. 이런 결과 빨리 잠들고 오래 자게 된다.

기윤희 UNIST 생명과학부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잠을 자면 기억력이 좋아지는데, 기억장애를 가지고 있는 돌연변이 초파리에게 트레오닌을 먹여 수면 시간을 늘려주었을 때 기억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이라이프’ 7월17일자로 공개됐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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