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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동남풍아 불어라주력산업 침체로 울산 경제 위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육성위해
시민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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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9  21: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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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택 남구도시관리공단이사장

서기 208년. 오나라 군사령관인 주유는 장강 건너편에 진을 친 조조 백만대군을 격멸하기 위한 최후의 전략으로서 조조의 모든 전함을 서로 묶는 연환계(連環計)를 성사시키는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연환계의 마지막 전술인 불을 이용해 조조의 전함을 불태우는 화공(火攻)을 실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당시 장강의 겨울은 북쪽에서 북서풍이 불고 있어서 화공을 실행할 경우 남쪽에서 공격해야하는 주유의 군사들이 오히려 역풍을 맞아 자멸할 위험이 컸다. 난관에 부딪힌 주유는 병석에 누웠으나, 주유를 찾아간 제갈공명은 자신이 바람을 부르고 비를 움직일 수 있으니 안심하라며 주유에게 남병산에 칠성단을 쌓고 군사들로 에워쌀 것을 요청하였다. 완성된 제단에 오른 제갈공명은 많은 군사들이 둘러싼 가운데 주문을 외우며 외쳤다.

동남풍아 불어라! 동남풍아 불어라!

이후 사흘낮 사흘밤 동안 불어온 세찬 동남풍으로 화공은 성공했고 조조의 백만대군은 크게 패해 물러났으며, 오나라와 촉나라 연합군의 승리로 중국대륙은 위·촉·오 천하 3분의 형세로 확정되었으니, 바로 적벽대전(赤壁大戰)이다.

오늘날 겪고 있는 많은 어려움을 생각할 때 난관에 대처하는 제갈공명의 의연한 자세와 지혜는 우리 울산시민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오랜 세월 울산의 주력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석유화학에 의지해 오던 우리에게 최근의 환경변화는 우리의 삶의 근간을 흔들게됨으로써 더 이상 기존산업 체계가 우리의 생계를 지속적으로 책임지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자라나고 있고, 우리를 먹여살릴 새로운 먹거리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은 일자리를 못찾고 있고 소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은 경기침체 속에서 문을 닫고 있어 길거리 상점가에는 임대표지를 붙인 채 불꺼진 곳이 자주 눈에 띈다.

그간 너무도 오랫동안 한 방향의 산업화에 전념해 온 우리에겐 경쟁력있는 문화콘텐츠도 없어서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멋진 영화제나 문화제도 별로 없는 실정이다. 그런 와중에도 불황 속에서 고급상품을 파는 백화점에 인파가 몰리고 싼 할인매장이 붐비는 것을 보면, 소득의 양극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우리는 어찌할 수 없는 난관과 고통 속에서 자신과 나라를 위협하는 조조의 백만대군을 눈앞에 두고 깊은 시름에 잠겨있는 오나라 주유와 같은 처지에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우리는 주유처럼 장강의 북서풍 속에서 마지막 화공을 실행하지 못하고 좌절해서는 안된다. 우리 울산은 우리도 모르는 많은 저력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에게 영원한 먹거리를 줄 수 있는 체류형 관광산업이 시급하다. 그리고 우리에겐 유구한 역사의 대곡천 반구대암각화에서 아름다운 태화강국가정원과 맑고 깨끗한 태화강 유역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천혜의 자연환경이 있고 오랜 세월 간직해 온 스토리 라인이 있다. 줄곧 산업화의 외길로만 달려오느라 우리가 그 가치를 알지 못했던 것들이다.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암각화와 공룡발자국화석, 그리고 국보 제147호인 천전리각석이 있는 계곡 일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알려지면, 울산이 갖고있는 1억년의 스토리라인을 보고 듣기 위해 이 아름다운 문화와 역사와 자연속으로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의 출발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범시민운동본부가 결성돼야 한다. 문화도시로서의 기반도 구성해야 한다. 지역별로 흩어져있는 문화행사도 정비하고 문화콘텐츠도 결집해 울산을 대표할 수 있는 문화상품으로 준비해야 한다. 기존의 제조업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울산시가 뉴딜정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할 수 있도록 시민 모두가 지혜와 힘을 보태야 한다.

그리고 이제 울산시민 모두가 제갈공명이 되어 남병산 제단에 올라 외쳐야 한다. 현재 우리에게 불고있는 고난의 북서풍이 바뀔 수 있도록 모두의 의지를 담아 목청껏 외쳐야 한다.

동남풍아 불어라! 동남풍아 불어라!

우리 모두는 이러한 염원과 외침이 차가운 바람을 따뜻한 훈풍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굳게 믿고 열망한다. 정신택 남구도시관리공단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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