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여행, 문화역량 키우는 최고의 시간

 

새로운 경험 위해 시간과 비용 투자
여행서 다른 삶의 양식 ‘문화’ 경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어야

본격적인 휴가시즌이다. 그동안 업무와 학업 등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 자신의 역할에서 벗어나 쉼을 가지기 위해 휴가를 즐기는 기간이다. 지난 11일 휴넷이 직장인 1060명을 대상으로 휴가계획을 조사한 결과에서 가장 많은 응답이 국내여행(60.4%)이고 다음이 해외여행(31.3%)으로 조사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휴식을 하겠다’(4.8%)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얻는 방법으로 여행을 선호하고 있다.

여행지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브랜드의 식당보다는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음식이나 경험을 선호한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고 새로운 경험에 시간과 비용을 사용하는 것으로 익숙한 문화가 아닌 다른 문화를 소비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문화라는 말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그 의미에 있어서는 매우 다양하게 해석되고 사용되며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불가능하다. 문화는 그것이 속한 담론의 맥락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는 다담론적 개념으로 자연 상태의 사물에 인간의 작용을 가하여 그것을 변화시키거나 새롭게 창조해 낸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문화의 의미를 사회과학적 맥락에서 이해하며 인간의 상징체계, 혹은 생활양식으로 정의한다. 문화를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혹은 그것의 기반이 되는 상징체계라 할 때, 그것은 단순히 정신적 작용의 산물이 아니라 한 사회의 관습, 가치, 규범, 제도, 전통 등을 포괄하는 총체적인 생활양식을 의미하는 것이다.

통계청이 18일 내놓은 ‘2018년 국제인구이동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이동자(체류기간 90일을 초과한 입국자와 출국자)는 148만명으로 1년 전보다 7만1000명(5.0%) 늘어나 2000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고 총 내국인 출국자 수는 29만7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만큼 국가간 이동은 빈번하고 일상적인 일이다.

한 사람의 생활양식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조상대부터 지역사회에 거주하며 그 지역의 기후, 풍토에 맞는 최적의 생활양식을 익히고 적응하며 살아온 것이 문화로 표출된다고 생각한다. 기후가 다르고 토양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의식주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이것이 개인의 의식에 녹아들어 개인적 차이와 함께 국가간 인종간 민족간 다른 삶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는 우월의 개념은 적절하지 못하고 차이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이는 문화적 역량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Luquis and Perez는 “문화적 역량은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가치, 태도, 신념과 그 이상의 것을 존중하고 이러한 차이에 적절하게 고려하고 반응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으로 정의하였다(Luquis and Perez, 2006: 217). 문화적 역량의 수준을 문화적 무능, 문화적 인식, 문화적 역량 등으로 구분하여 제시한 것이다.

▲ 이순영 춘해보건대 사회복지과 교수

문화적 무능(Cultural Incompetence)은 문화적 역량 과정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인종적, 민족적, 문화적 집단간의 차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단계이고 문화적 인식(Cultural Aware) 다른 인종적, 민족적, 문화적 집단의 가치, 신념, 실천에 민감한 단계이다. 문화적 역량(Cultural Competence)은 다른 인종적, 민족적, 문화적 집단의 욕구에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고 이들 집단의 욕구에 문화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단계이다.

다른 문화를 접했을 때 개인과 사회 모두 변화가 요구된다. 현대사회는 이질적인 문화에 직면할 기회가 많다. 다른 문화에 대한 역량은 필요한 자질이다. 휴가기간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또 다른 문화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공감하는 시간을 갖게 되길 바란다. 이순영 춘해보건대 사회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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