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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진 기자의 행복한 미술관 여행]철도왕의 대저택, LA 시민이 사랑하는 거대 문화공간으로23. 노블레스 오블리주 2 : -美 더 헌팅턴(헌팅턴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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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1  21: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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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팅턴 갤러리 내 인물화 전시공간.

헌팅턴과 그의 가족이 평생동안 수집한
미술 컬렉션과 장서들 시민들에게 개방
고풍스런 저택 속 방대한 예술품 볼거리
1455년 구텐베르크 바이블 초판본 등
희귀한 문서들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고
‘더 블루 보이’ 등 눈길끄는 작품 곳곳에
아름다운 정원관람까지 하루가 모자라


미서부 로스엔젤레스 다운타운에서 북동쪽으로 19㎞ 정도 떨어진 곳에 산 마리노라는 지역이 있다. 인근에는 올드타운인 패서디나도 있다. 울산으로 치자면, 중구 성남동이나 남구 삼산동에서 북구 호계 혹은 정자 정도의 거리에 자리한다. 그 곳 우람한 산맥 아래 ‘더 헌팅턴’(The Huntington)이 조성 돼 있다.

본래의 명칭은 ‘더 헌팅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헌팅턴 도서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방문해 본 그 곳은 ‘도서관’이 아니었다. 수만여 점 미술품을 물론이고, 진귀한 장서와 과학관, 식물관, 아름다운 정원까지 어우러진 ‘거대한 문화공간’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앞서 소개한 게티 뮤지엄(본보 2019년 7월19일자 게재)이 LA를 방문하는 전 세계 관광객의 필수 코스라면, 더 헌팅턴은 현지인들에게도 사랑받는 곳이다. 상대적으로 공간이 더 넓은데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고려해 볼거리, 먹거리와 더불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야외공간에 이르기까지 하루 안에 다 돌아다닐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함을 자랑한다. 다만, 게티와 달리 입장료가 있고, 한국어 안내서가 없어 아쉬웠다.

   
▲ 헌팅턴 도서관에서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구텐베르크판 성경을 볼 수 있다.

더 헌팅턴은 철도왕 헨리 에드워드 헌팅턴(1850~1927)이 땅과 대저택을 내놓으며 가능해졌다. 그는 본인의 재산도 상당했지만 돈 많은 삼촌의 미망인과 결혼하면서 재산이 더 늘어났다. 미술 컬렉션과 장서에 대한 그의 애정은 유명했다. 책과 미술품, 정원 조성에 높은 안목을 가지고 있어 평생에 걸쳐 이를 수집하고 조성하는데 관심을 기울였다. 그 결과물이 오늘날 더 헌팅턴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설립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년 전, 헌팅턴이 사망하기 약 8년 전인 19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더 헌팅턴은 오래된 책을 보여주는 도서관, 온갖 미술품을 보여주는 미술관, 중국·일본·유럽 등 세계의 정원문화를 옮겨놓은 듯한 15개 테마별 야외정원으로 구성된다.

   
▲ 헌팅턴 아트 갤러리의 대표 소장작 ‘더 블루 보이’(The Blue Boy). 250년 전 제작 당시 광택을 되살리기 위한 작업이 진행중인 이 그림은 올 한해 관람객에게 한시적으로 개방되고 있다.

그 중 도서관은 많은 로컬들이 꼭 방문하라고 권할만큼 흥미로운 곳이다. 중세부터 현재까지의 영미 문학과 각종 희귀 문서들이 진열돼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1455년 구텐베르크 바이블 초판본이다. 바이블이 들어있는 진열장에는 명실상부 이 도서관의 랜드마크라고 쓰여있다. 1623년 런던에서 출판된 셰익스피어의 <희극 사극 비극> 초판본도 있다. ‘중세 문학의 압권’이라는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 원고와 교과서 속 조지 워싱턴과 링컨 대통령의 친필도 볼 수 있다.

   
▲ 헨리 에드워드 헌팅턴

더 헌팅턴이 도서관으로 불리는데는 이처럼 각종 장서나 문서에 대한 헌팅턴의 무한사랑이 배경이 된 듯하다. 1916년 은퇴 이후 1927년 필라델피아에서 수술을 받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그가 더 헌팅턴 도서관 조성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려주는 일화나 사진도 볼 수 있다. 그는 지금도 이 곳을 떠나지 못하고, 도서관 정원에 큰 기념비와 함께 묻혀있다.

미술품은 세 곳에 나뉘어 전시돼 있다. 헌팅턴 부부가 살던 대저택이 현재는 헌팅턴 아트 갤러리로 사용된다. 1~2층 공간을 돌아다니다보면 흡사 헌팅턴이 살았던 그 시기의 저택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 ‘더 헌팅턴’에서는 아름다운 식물원과 정원 관람도 필수코스다.

대리석 둥근 계단, 두꺼운 융단, 화려한 샹들리에와 원목 식탁이 예전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벽면을 차지하는 미술품은 대부분 영국과 프랑스의 18~19세기 미술이다. 정원 건너편에는 예술 후원자인 버지니아 스틸 스캇의 이름을 딴 또다른 갤러리가 있다. 1730년부터 1930년대 미국의 미술 작품을 보여준다. 초기 인디언들의 공예품도 볼 수 있다. 또 다른 갤러리는 헌팅턴의 부인, 아라벨라 헌팅턴을 추억하는 메모리얼 컬렉션 공간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과 18세기 프랑스 조각, 벽걸이 융단, 도자기, 가구 등이 전시돼 있다. 이 모든 소장품 수가 1만여 점에 이른다.

   
▲ 더 헌팅턴을 찾은 관람객들은 대저택을 돌면서 고가의 미술품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요즘 더 헌팅턴에서는 토마스 게인즈버러(1727~1788)가 1770년에 그린 것으로 알려진 ‘더 블루 보이’(The Blue Boy)가 시선을 끌고 있다. 올 한해 한시적으로 공개되는 이 그림은 1921년 당시 이 그림을 사기 위해 헌팅턴이 72만 달러를 낸 일화로 더 유명하다.

   
▲ 헌팅턴 갤러리에 전시된 1700년대 도자예술품.

현재 헌팅턴 아트갤러리에서는 마술 같은 최첨단 보존기술의 힘으로 세월을 이기지 못해 빛바랜 블루톤을 벗겨내고 250년 전 제작 당시의 화려한 광택으로 되살리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일명 ‘프로젝트 블루 보이’ 기획전은 실내공간 조명을 한껏 낮춘 뒤 정교하게 진행되는 복원 및 보존과정을 모든 관람객들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그림 속 소년이 입고 있는 푸른빛 의상은 프로젝트가 마무리 될 연말 즈음, 전에 없이 신비로운 광택으로 복원될 예정이다. 홍영진 문화부장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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