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되면 먼저 떠오르는 말이 바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일 것이다. 왜 이 속담이 떠오르는 것일까. 추석 무렵은 대개 곡식이나 과일 등 먹거리를 걱정하지 않을 만큼 풍성한 때이다. 게다가 바쁜 농사일도 거의 마무리를 한 상태라 마음까지도 여유로운 일년 중 가장 좋은 때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금년 추석은 유난히도 많이 내린 비와 시기적으로 너무 일찍 찾아와 풍성한 먹거리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온나라가 아수라장이 되어서 추석민심이 우울해져 있다.

 이러한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이 앞장서서 피해상황을 확인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복구가 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 정치권은 제각기 자기들 자리싸움에만 급급하고 있다.

 여당에서는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불과 몇 개월전만 하더라도 형님, 아우하던 사이가 이제는 도저히 같이 정치를 못하겠다고 분당을 한다하고, 야당에서는 60세이상 물갈이론으로 서로 자신들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물론 각당에서 현재 이슈화된 문제에 나름대로 정당성과 당위성의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렇지만 총선만 다가오면 그럴싸한 명분을 앞세워 당을 분리하기도 하고, 합하기도 하여 이름만 바꾸어 새당을 만들어낸다. 결국에는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당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것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듯하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정치는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섬길 줄 아는 겸손한 덕목과 능력을 겸비한 정치가를 열망한다. 그러므로 각 당은 말로만 개혁을 외치지 말고 국민의 여망에 충실하여 무엇이 진정한 개혁이고, 발전이며 국민을 위한것인지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혁신적인 자구노력과 뼈를 깎는 아픔으로 인내하며 변화와 자생력을 키워가고, 정치적 근본 틀의 변화는 유권자의 심판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권자들도 이제는 성숙한 국민답게 내 한표가 한국정치의 발전을 가져온다고 확신하며 또다시 고질적인 지역주의, 연고주의, 혈연, 학연에 유혹되지 말고 정책중심의 투표를 해야할 것이다.

 선거때만 되면 찍을 후보가 없다고 기권을 하는 유권자가 많은데 그럴수록 우리나라의 정치발전은 기대할 수가 없을 것이다. 또한 자신이 기권함으로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후보자가 당선될 가능성이 많아진다는 것을 명심하고 다가오는 제17대 총선에서는 정치권이 아닌 유권자의 손으로 정치개혁을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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