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호 울산대학교 철학과 객원교수·철학박사

말이 안 된다는 건 무슨 뜻일까? 말이 안 된다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말이 되는 경우와 안 되는 경우의 기준은 무엇일까? 이런 물음을 논리학이 다룬다. 논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집대성되었고, 이후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다.

한국 사회에서 수학은 비중 있게 다루지만 논리학은 소홀히 다루는데, 이는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다. 왜냐하면, 일상에서 사람들은 수학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과 글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말과 글의 논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학을 아무리 잘 해도 말과 글의 논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교육 수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만, 인터넷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 논리적 오류들이 쉽게 범해진다는 것은 대단히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논리적 오류를 범하면 그 즉시 자신의 말과 글의 논증력은 없어지거나 약해지기 때문이다. 공적인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 논리적 오류를 범하면 불리해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들 중 대표적인 오류가 바로 인신공격의 오류와 ‘우물에 독 뿌리기’ 다. 인신공격의 오류는 어떤 사람이 제시한 주장과 근거를 따져 묻는 것이 아니라, 그가 한 때 저지른 과오를 들추어내어 문제삼을 때 발생한다. “그의 말은 무조건 틀렸다. 한 때 음주운전을 한 이력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 때 음주운전을 한 것과 그의 주장에 대한 근거 제시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전형적인 인신공격의 오류이다. ‘우물에 독 뿌리기’ 오류는 소위 ‘프레임’을 씌워 상대의 주장을 원천적으로 무력화시키려 할 때 발생한다. “이 글에 동조하는 사람은 무조건 어리석은 좌파들이다”와 같은 표현들이 그런 예에 해당한다. 그 글의 주장과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무엇인지 살펴보지 않고, 어떤 프레임을 씌워 말과 글의 설득력을 폄훼해버린 것이다.

이런 오류들을 쉽게 일삼는 사람들은 인격에 문제가 있는 경우일 수도 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글과 말의 3요소로 논리적 측면인 로고스, 정서적 측면인 파토스에 덧붙여 인격적 측면인 에토스를 언급한 것이다. 김남호 울산대학교 철학과 객원교수·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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