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날씨(대기환경)로 인한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날씨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생산성 저하 등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기환경이 나쁜 도시로 인식되면 정주의식 저하를 초래하기도 한다. 인구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울산은 올해 초봄부터 미세먼지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경험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성물질(다환방향족탄화수소 PAHs)이 많이 포함돼 있다는 진단도 있었다.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이 다른 도시에 비해 2배로 높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그로인해 다른 도시와는 차별화된 ‘울산형 미세먼지 정책’도 마련했다. 다행히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눈에 보이는 미세먼지는 사라졌지만, 대기중 독성물질이 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에 대한 단속 확대를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주부터는 폭염과 그에 따른 물놀이 사고 등 더위로 인한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울산은 지난달 28일부터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1일 폭염경보로 격상됐다가 3일 주의보로 변경됐지만 지난 주말에도 여전히 33℃를 넘는 더위가 이어졌다. 최저기온이 25℃를 넘는 열대야도 계속이다. 습도도 높아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이후 온열질환자도 8명이나 발생했다. 울산시가 1000만그루 나무심기 등 폭염대책을 내놓고 폭염TF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 대책을 강구하고는 있으나 보다 근본적이고 폭넓은 대책이 필요하다.

다음 주는 태풍 영향권에 든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다. 8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일본 가고시마 해상을 거쳐 한반도를 지나간다는 예보다. 6일 남해안에 상륙, 중부지방을 거쳐 7일 밤 속초 북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다. 세력은 크지 않은 편이라지만 초속 20~30m의 강한 바람을 동반한 만큼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태풍 차바의 고통이 아직도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울산이 아닌가.

이제 날씨는 일시적이거나 자연적 현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되는 상시적 재해다. 체계적인 연구와 더불어 시정 전반으로 폭을 넓힌 상시적 정책을 펴야 할 때다. 예를 들어 울산은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이므로 환경친화적 도시계획을 하는 것만으로도 도심온도 낮추기가 가능하다. 산업·교통정책에서도 안전과 마찬가지로 대기오염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동남권대기환경청의 울산유치도 시급하다. 중부권과 남부권의 대기환경이 얼마나 다른 지는 이미 충분히 체험하고 있다. 동남권 대기환경에 대한 연구와 정책 수립이 별도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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