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키로 하면서 울산시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울산은 자동차·석유화학·조선 등 3대 주력산업의 대일본 의존도가 낮아 당장에는 치명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하더라도 한일 갈등이 증폭될 경우 장기적인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울산은 부품·소재 산업에 대한 일대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 그 동안 울산은 3대 주력산업의 연구소가 모두 서울·경기에 있어 울산은 그야말로 거대한 공장단지 역할만 했다. 그러나 이제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화되면 울산의 부품·소재 산업도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말로 울산지역 대기업과 부품·소재 중소기업간의 새로운 동반자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울산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산업수도의 역할을 해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새로운 패러다임, 새로운 기술과 혁신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절체절명의 시기가 온 것이다.

4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서 “일본의 경제 공격을 예상해 종합 대응책을 준비해왔다”며 “적어도 네 가지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것은 첫번째는 소재·부품 산업을 키워 과도한 대일본 의존을 탈피하고 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것, 두번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적 분업 체계를 다지는 것, 세번째는 제조업을 새롭게 일으키는 것, 네번째는 청장년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었다. 이 총리는 “이번 사태가 없어도 가야 할 방향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낙연 총리의 언급은 울산으로서는 깊이 새겨 보아야 할 대목이다. 돌이켜 보면 울산은 연구개발 인력·시설이라고 해야 봐야 고작 울산테크노파크 밖에 없다. 그나마 있었던 기업 연구소마저 모두 서울로, 경기도로 떠났다.

서울·경기에 비해 울산지역 연구개발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에서 이번에 울산시가 일본 수출규제 해결의 일환으로 부품·소재 국산화를 위한 기반구축사업과 연구개발 사업을 중점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울산시가 중점 추진 중인 프라운호퍼 화학기술연구소 한국분원 유치를 통한 고효율 차량 경량화 부품·소재 개발 기반 구축, 저차원탄소 혁신소재연구센터 건립,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울산 차세대전지연구센터 건립, 이차전지 산학연 연구센터 건립 등은 울산경제 혁신의 발판 역할을 할 것이다. 이같은 연구기반이 축적돼야 울산산업이 신산업으로 도약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화학연구원과 유니스트, 울산테크노파크 등을 연계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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