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고상 3연속 후보 이윤하作
한국 첫선 브누아 필리퐁 등
국내외 스릴러·추리소설 출간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다. 끈적끈적 불쾌지수까지 치솟는다. 이럴 땐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푹 빠져서 폭염을 잠시 잊어보자. 휴가철이니 산과 계곡, 바닷가에서 찬물에 발을 담그고 독서 삼매경에 빠져도 좋을 것 같다. 오싹한 스릴러나 추리물, 현실 도피를 돕는 공상과학소설(SF)이나 판타지가 제격이다. 때마침 서점가에 쏟아진 신간 소설 몇 권을 소개한다.

SF 노벨상으로 불리는 휴고상에 한국계 최초로 3년 연속 최종 후보까지 오른 이윤하의 ‘나인폭스 갬빗’(허블 펴냄)은 구미호 설화를 모티프로 한 SF 3부작 첫 작품이다.

 

2017년 로커스상을 받았고, 같은 해 휴고상, 네뷸러상, 아서 C. 클라크상 최종 후보작에도 올랐다.

영미권이 주요 시장인 SF에서 ‘구미호 장군’이 우주함대를 이끄는 광경은 독창적일 뿐 아니라 한국 민담과 설화의 세계화라는 점에서 의미 깊다. 조호근 옮김.

미국 소설 ‘썸씽 인 더 워터’(아르테 펴냄)를 쓴 저자는 이력이 독특하다. ‘어바웃 타임’ ‘다운튼 애비’ 등에 출연한 연기파 여배우 캐서린 스테드먼의 데뷔작이다.

스테드먼은 사막에서 촬영 중 이 소설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석 달 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다이아몬드와 돈이 든 가방을 남편과 함께 우연히 발견한 여성이 이를 차지하려는 과정에서 잠재된 악마성을 드러낸다. 전행선 옮김.

‘루거 총을 든 할머니’(위즈덤하우스 펴냄)는 프랑스 스릴러 소설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신예 브누아 필리퐁의 두 번째 장편이기도 하다.

 

가정 폭력을 행사하던 남편과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군인을 살해한 102세 노파의 자백과 회고가 이야기를 끌고 간다.

두 차례 큰 전쟁과 여러 번의 결혼 과정에서 자기방어 기제로 연쇄 살인범이 된 노파를 취조하던 형사는 노파로부터 소소한 사랑과 행복조차 허용치 않았던 세상 이야기를 들으며 가치관 혼란을 느낀다. 장소미 옮김.

‘유괴의 날’(시공사)과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마카롱)는 국내 미스터리 스릴러다.

 

정해연의 다섯번째 스릴러 소설인 ‘유괴의 날’은 유괴범과 유괴된 아동 사이에서 드러나는 기괴한 유대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유괴범 명준은 단순하고 어리숙한 데 반해 유괴된 아이는 두뇌 명석하고 판단이 빠르다. 아이는 부잣집 딸이지만 사실 가정 폭력에 시달린다. 명준에게 유괴를 의뢰한 부부가 살해되면서 모든 게 꼬여간다.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는 허울을 지키고자 모순과 위선을 저지르는 인간을 풍자한 범죄 스릴러다. ‘범죄 없는 마을’ 신기록을 앞두고 우발적 살인 사건이 발생한 마을에서 범죄를 은폐하려고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다. 홍영진기자·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