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품 판매하는 지역 소상공인 ‘불똥’

일본 문화 관련 거부감 커져
지역 선술집 매출 30% 감소
“세븐일레븐은 일본 브랜드”
잘못된 정보로 인한 피해도

#울산 중구에서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가게매출이 20~30% 떨어졌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일본 사케류의 판매가 급감했을 뿐만 아니라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도 최근 뜸해졌기 때문이다. A씨는 “일본 불매운동이 손님들 사이에서는 일식집이나 이자카야 등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단순히 일본 제품뿐만이 아니라 초밥 등 일식을 판매하는 가게까지 일본 불매운동이 영향을 미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남구에서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 B씨도 최근 일본 불매운동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몸소 느끼고 있다. B씨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세븐일레븐이 일본 브랜드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며 “일부 손님들은 세븐일레븐에서 제품을 사면 일본회사에 그 이익이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본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그에 대한 적용범위를 어디까지 두어야 할 것인가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제품은 불매운동 대상이지만, 이와 상관없이 관련 제품을 판매·취급하는 울산지역 소상공인들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 맥주와 사케 등 대표적인 일본제품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지난 7월 초 20~30%였던 매출 감소량은 시간이 지나면서 50% 이상 확대됐으며, 이에 최근에는 발주 자체를 중단했다.

문제는 이같은 일본 불매운동이 일본음식과 관련 제품 등을 판매하는 울산지역 소상공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에서 일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문화 자체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이 생긴 것 같다”며 “최근 가게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가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된 것도 있지만,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잘못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최근 전국 9700여개 점포에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입니다’라는 제목의 긴급 안내문을 발송했다. 이는 ‘세븐일레븐은 일본 브랜드’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자 취한 조치였다.

코리아세븐은 이 안내문에서 “세븐일레븐은 글로벌 브랜드이며,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이라며 “당사는 미국 세븐일레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리아세븐의 대주주는 79.66%의 지분을 보유한 롯데지주다. 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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