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사진학회 기획전
‘처용 울산을 만나다’
13~19일 울산문예회관

▲ 오는 13일 개막하는 ‘처용 울산을 만나다’ 전시에는 50여 점이 선보인다. 사진은 안승갑 작가의 파노라마 사진.

십리대숲·대왕암공원 등
울산지역 대표적 공간에
처용탈 쓴 모델 등장시켜
새로운 풍경 만들어내

한때 ‘처용’은 울산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문화콘텐츠였다. 그런만큼 지역예술 각 영역마다 그를 다루는 창작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달라졌다. 우리 춤과 문학으로 전해져 온 처용이 외설 시비에 휘말리더니, 반세기를 이어오던 처용문화제마저 폐지됐다. 사람들을 주목시킬 화제성을 이어가지 못한 채 뜨뜻미지근한 관심사로 내쳐지고 만 것이다.

올 여름, 이같은 ‘구박덩이’ 처용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 특별한 행사가 마련된다. 울산사진학회(회장 김양수)가 ‘처용 울산을 만나다’라는 타이틀로 학회 내 소그룹 기획전을 추진하고 있다. 20여 명 회원 중 김양수, 안승갑, 신건욱, 정우모, 한현철 5명의 작가가 힘을 모아 1000여년 전 처용을 현 시대로 불러 와 울산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이번 사진전은 오는 13일 울산문화예술회관 4전시장에서 시작 돼 19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에는 ‘반구대 암각화와 처용’ ‘병영성과 처용’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울산역사의 기원과 유구히 흘러 온 역사현장 속에서 처용의 눈을 통해 흘러 온 옛 시간과 앞으로의 과제를 가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십리대숲, 대왕암 등 울산을 대표하는 공간에서 처용탈을 쓴 모델을 등장시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기도 한다. 회화와 춤 속에서 상상 속 이미지로 만나는 처용이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익숙한 풍경 속에 처용을 등장시켜 실체에 가까운 처용의 이미지를 우리에게 안겨준다. 우두커니 서 있는 처용의 시선은 때로는 허공을 바라보고, 때로는 우리의 시선과 마주한다. 미처 깨닫지 못하는 새, 우리가 놓친 것과 잊은 것은 없는 지 묻는 듯 하다.

한편 2004년 발족한 울산사진학회(회장 김양수)는 울산의 이야기와 사람, 풍경을 테마로 해마다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2017년에는 사진과 다른 장르의 예술이 만나는 아트콜라보 특별전을, 2018년에는 울산의 도심과 자연을 주제로 한 대규모 회원전을 각각 개최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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