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포물선을 그리며 목표 방향으로 곧장 날아가는 골프공의 궤적은 쾌감을 느끼게 하고, 퍼팅 한 공이 홀을 향해 빨려 들어갈 때 짜릿함을 느끼게 한다. 이렇듯 골프공은 날아가는 기능과 굴러가는 기능 모두가 좋아야 한다. 골프 게임의 진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골프공이다. 골프공은 태동기 깃털형에서 쿠타형으로 발전했고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햄머드쿠타형과 브램블형을 거쳐 지금은 딤플형이 대세다. 골프 규정상 공은 직경 41.15㎜, 무게 1.62온스(약 46.93g)보다 무거워서는 안되며 1921년 USGA와 R&A에서 공식볼로 선언했다. 그 후 1931년 지름은 42.67㎜로 변경된 것이 오늘날 골프공이다.

골프공의 비거리에 획기적 변화를 준 딤플(dimple)은 스코틀랜드의 테이트(Peter Guthrie Tait)라는 과학자가 처음 개발했다. 딤플의 기능은 공중으로 날아갈 때 공기 저항을 적게 하고 위로는 많이 뜨게 하는 효과를, 아래로는 공기의 흐름이 느려져 볼을 위로 밀어 올리려는 힘(양력)을 만든다. 딤플이 없는 공보다 3배 정도 뜨게 하는 힘이 강하며, 딤플이 없다면 드라이버 비거리는 약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그만큼 딤플은 골프코스 전장의 변화와 골프공의 비거리에 영향을 준 과학기술의 결과다.

물론 더 나은 소재로 골프공을 더 멀리 날아가도록 할 수도 있겠지만 USGA에서는 표준 골프 스윙 로봇을 이용한 골프공의 반발력 제한이 있다. 드라이버의 헤드 속력이 120mhp 이었을때 테스트 결과 최대 비거리는 317+3야드(오차 범위)로 제한한다. USGA 공인구로 인정받기 위해 각 제조사는 이 규정을 따라야 한다. 딤플의 지름 및 깊이와 모양에 대한 규정은 없고 딤플의 개수도 정해져 있지 않으며 모양도 다양하다. 보통의 공에 딤플의 수는 392에서 492개 사이라고 한다. 공은 공기의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이는 온도, 기압, 습도, 밀도 등과 같은 변수에 따라 언제나 변화하며 공기가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서 공이 타격되면 볼은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예를 들면 지구 밖 달에서 같은 조건에서 공을 치면 딤플이 있으나 없으나 비거리는 같다는 것이다.

공 내부의 층 구조가 3피스(piece), 4피스 등 다층(multilayer)의 공이 일반적으로 좋은 공으로 알고 있으나 제조과정에서 다층일수록 기술력과 품질관리가 부족하면 중심과 무게 중심이 맞지 않는 불량 확률도 높아진다. 시중 제품 대부분 공중으로 날아가는 공에 대한 스핀과 비거리에 대한 제품이다. 손으로 골프공을 잡아보면 표면이 매끈한 공도 있으며 약간 오돌토돌한 딤플의 공도 있는데 띄우는 공은 딤플이 선명한 볼이 유리하고 그린 위의 구르는 볼은 매끄러운 공이 유리하다. 좀 더 다른 관점에서 골프공을 보면 골프는 그린 위로 굴러가는 퍼팅 게임이 스코어 비중의 43%이다. 골프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본대로 잘 굴러 가도록 직진성을 높이고 편심(eccentricity) 불량률을 제로 상태로 줄였다는 제품은 없다. 골퍼들이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부분이 볼의 균형과 편심이다. 딤플은 비행하는 공에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나 퍼팅그린에서 퍼트와 그린 면과의 접촉은 둥글고 매끄러운 공보다 불리하다. 제조사마다 골프공에 대한 차별화 개발영역이 있다면 스코어의 43% 이상인 그린위 굴러가는 게임에 대한 딤플의 직전성 개발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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