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국학원은 지난 7월25일 ‘바람직한 한일관계-진정한 코리안스 스피릿을 되찾자’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광복 74주년을 맞이하여 그 광복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한·일 관계를 통하여 바람직한 역사관과 대일관은 무엇인지 함께 토론하고 그 해답을 함께 찾아보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이다.

일본정부는 지난 2일 결국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조치는 얼마 전 우리 대법원에서 일본 기업의 강제 징용에 대하여 배상하라는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것이 보편적 인식이다.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경제적 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광복된 지 74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우리나라와 일본은 위안부 문제, 강제 징용 등의 과거사에 민감하게 충돌하고 있다.

현 상황을 보고 일본에 대한 감정이 폭발하여 일본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이자는 반응이 있는 반면, 우리 정부의 책임도 있다는 일부 반대편 반응도 만만치 않다.

우리는 상존하는 일본과의 마찰에 대해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할까? 과거사에 대해서 두 나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약자는 항상 우리나라라는 패배 의식이 우리 국민의 무의식에 자리잡고 있다. 경제적 약자, 군사적 약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언가 우리는 일본에 뒤지고 있다는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일본은 일본의 시조신인 아마테라스 오미까미를 모신 이세신궁 방문자가 연간 10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1868년 명치유신 이후, 일본은 국민의 정신을 하나로 통합시키기 위하여 천황사상인 신도(神道)를 확산시키고 신도 사상에 혼합된 일부 외래사상을 지우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서 현재의 신도사상을 정립하였다.

일본 전국에 일본 신사(神社)가 약 8만5000여곳이 있다. 신사는 종교를 넘어 일본인들의 생활 그 자체다. 일본 신도의 신사는 일본인의 정신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일본의 힘이 나온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와 일본의 큰 차이이며 국력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한·일간 대립을 통하여 우리는 스스로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는 진정으로 일본으로부터 독립하였나? 안 되었다면 무엇이 왜 안되었나? 진정으로 독립이 안 되었기 때문에 일본에 밀리는 것은 아닌가? 진정으로 뿌리부터 한번 되짚어 보아야 할 때다.

(사)국학원과 전국 지역국학원은 이번 광복 74주년 기념 학술세미나를 통하여 진정으로 극일(克日)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극일(克日)을 위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코리안 스피릿’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스피릿을 어떻게 하면 확산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신준동 울산국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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