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피서철 대이동이 시작됐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달 29일부터 휴가가 시작됐고, 현대자동차는 지난 5일부터 자동차 생산 라인을 정지시켰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9일까지, 현대중공업은 9일에 연차를 끼워넣어 최장 11일 동안 휴가에 들어갔다. 울산에서 두 대기업이 휴가에 들어가면 북구지역 협력업체들은 물론 시내지역 상점가, 먹거리 타운까지 대부분 문을 닫는다. 근로자들이 시내를 빠져나가 외곽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8월 첫주에 해당하는 휴가철에는 울산 뿐만 아니라 대부분 도시에서 비슷한 공동화 현상을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도시마다 양상이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울산의 경우 대부분이 근로자들이다 보니 거의가 정해진 시기에 울산 내의 계곡이나 바닷가로 휴가를 가게 돼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과 휴일 이틀 동안 영남알프스 등 계곡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피서인파가 몰렸다. 동구 대왕암공원과 정자 바닷가, 일산·진하 해수욕장 등에도 폭염경보에 아랑곳 하지 않는 피서객들이 꾸역꾸역 밀려 들어왔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에 울산 중소상인들의 경기침체가 맞물려 울산 외곽의 피서객들이 예년에 비해 훨씬 늘어났다는 것이 전체적인 평가다. 해외나 국내 여행지에서 돈을 쓰지 않고 울산에서 돈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평소 시내 중심가에서 돈을 썼던 것과 달리 휴가철에는 언양, 동구, 강동 등 외곽에서 돈을 쓰는 이같은 현상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다. 피가 돌지 않았던 구석구석에 경제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울산의 경제순환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지역내에 맴돌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이유는 바로 외지로부터 울산으로 찾아오는 피서객이 많지 않다는 것. 휴가철 외지 관광객이 불어나야 지역 경기가 더 활성화될텐데 울산시도, 각 구·군청도 휴가철 관광객에 대해서는 무관심 그 자체다. 이번 휴가비로 현대차 임직원들은 30만원과 통상임금의 50%, 현대중 임직원들은 월 약정임금의 50%를 받았다. 그러나 외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면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휴가비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다.

외지 관광객 유인이 쉬운 일은 아니나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것이다. 상인과 시민, 행정이 합심해 울산을 홍보하는 길 밖에 없다. 그 중에 가장 쉬운 방법은 계곡에 발 담그고 SNS를 활용해 울산을 알리는 길이다. 특히 한명한명 시민들의 동참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