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를 앓던 아이가 갑자기 밤에 열과 함께 통증을 호소하며 울고 보챈다면 중이염을 의심해야 한다. 중이염은 환절기 때 많이 발생하므로 10~11월 초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중이염은 어린이에게 흔한 감기 합병증이다. 감기를 유발하는 세균이 귀의 중간 부분까지 침투해 세균 감염으로 발병되는 중이염은 대부분 어린이가 한번쯤은 걸릴 정도로 보편적이다.

 모든 어린이의 60% 이상은 생후 1년 이내에 중이염을 앓으며, 3세까지는 적어도 80%의 어린이가 한번 이상 중이염을 앓는다고 의학 통계치는 밝히고 있다.

 게다가 한번 중이염을 앓게 되면 감기에 걸릴 때마다 이 질환을 앓을만큼 재발 가능성도 높아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철주 동강병원 소아과장은 "어린이들은 면역력이 약할 뿐만아니라 이관(코와 귀를 연결해 귀 안의 압력을 조절해 주며 동시에 귓 속의 분비물을 배설해 주는 관)이 어른과 달리 짧고 직선으로 돼 있어 감기를 유발하는 세균이 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중이염을 많이 앓는다"고 말했다.

 어린이가 중이염에 걸리면 열이 나고 귀의 색깔이 빨갛게 변하며, 무엇보다 통증을 호소한다. 이 통증은 어른도 참아내기 힘들 정도로 아프다.

 일반적인 중이염은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하면 곧 낫는다. 하지만 급성중이염인 경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고막에 영구적인 손상이 와서 염증이 가라앉은 후에도 고막천공이 계속 남아 청력에 장애를 가져오며 더 나아가 병의 경과에 따라 자녀들의 언어학습에도 영향을 준다.

 정 과장은 "해열제는 해열작용 이외에 진통작용도 하므로 밤에 갑자기 아이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일단 해열제를 써 통증을 완화한 뒤 다음날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 과장은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또 담배연기 등도 어린이들에게는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유해환경에 어린이를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낮 시간동안 놀이방, 유치원 등에서 지내는 어린이는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 즉, 감기를 예방하는 습관이 중이염을 예방하는 습관이 된다. 이밖에 알르레기성 비염을 갖고 있는 아이의 경우 먼지,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 간접흡연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귀의 관리도 중요하다. 어린이들이 목욕이나 수영을 할 경우 귀마개를 하게 해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귀 안을 건조하게 유지해야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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