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보균자

정철주 동강병원 소아과장

최근 건강 보균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병을 앓을 당시에 충분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자신은 병의 증상이 전혀 없이 건강한 생활을 하지만 타인에게 병을 옮길수 있는 균을 배출시키는 건강 보균자가 된다.

 건강보균자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증상이 전혀 없기 때문에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고, 만약 그런 사람이 집단 급식이나 식당에서 조리를 담당하게 된다면 그 음식물을 먹게 되는 사람들이 장티푸스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에서 설사 등 수인성 전염병이 집단으로 발생하면 음식물을 조리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검물을 채취해서 검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티푸스의 건강 보균자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첫째, 병에 걸린 환자를 적절한 약과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해서 건강보균자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 둘째, 건강보균자가 발견된 경우에 조리를 담당하는 일에서 제외시키고 대변에서 균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재치료를 해야 하며, 그래도 낫지 않을 경우에는 담낭제거술을 실시해 장티푸스균의 배출장소를 제거해야 한다.

 약간은 다른 개념이지만 장티푸스 외에 B형 간염도 보균자가 있다. 그러나 B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전염이 되므로 보균자에게 사용했던 혈액이 묻은 주사침에 찔린 경우에 감염이 될 수 있다.

 B형 간염은 걸리고 나면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예방접종 등 모든 방법을 이용해 예방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드물지만 간혹 수혈로 감염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B형 간염은 잠복기간 중에 검사하면 항원이 없지만 이 기간 동안에도 실제로는 타인에게 병을 전염시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므로 불필요한 수혈을 줄이고, 꼭 필요한 경우에도 자가 수혈이라고 해서 건강할때 자기의 혈액을 뽑아 보관하고 있다가 수술시 이용하는 방법등이 이용되고 있다.

 사회가 다양해지고 문화가 발전 할수록 가사 노동에서의 해방이라는 욕구 때문에 집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외식 사업이 번창한다.

 그러나 이런 문화의 이면에는 자기도 모르게 어떤 질병에 감염돼 병원 신세를 져야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날씨가 무덥고 습도가 높은 요즈음에는 특히 음식물이 부패하기 쉽고 세균의 번식이 왕성하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엄마가 정성껏 마련한 조촐하지만 깨끗한 음식으로 온 가족이 즐겁게 식사하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한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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