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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그대 영혼의 나이는 몇 살일까원망을 극복해 용서하고 사랑하며
전생의 은혜를 갚고 더 많이 베풀어
후회 없는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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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6  22: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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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치호 마인드닥터의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 영혼의 나이는 몸의 나이와 같을까? 혹시 훨씬 노회하여 현명한데 우리가 과소평가하고 있지 않은가? 그대 나이는 마흔 살이 아니라 사백 살일 수도 있다. 생뚱맞은 말이겠지만 이야기를 더 해보겠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스트레스 사회이고 트라우마 사회인 것 같다. 마음의 상처가 심한 이들이 늘어나기에 그렇다. 가정, 학교, 직장에서의 폭력이 늘어나고 이혼으로 깨어지는 가정이 많아지고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이다.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마음에 새겨지면 매일 반복되는 지옥을 살게 된다. 마음을 태우는 갈등과 미움의 불길을 꺼야 하는데 걱정이다. 사회는 더 각박해지고 상처주는 사람도 달라지지 않으니 변화가 가능한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 상처를 입고 고통을 받는 나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어렵다. 질문 하나 드리고 싶다.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면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인가? 만약 한 번 더 살아볼 수 있다면 삶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이 상황을 처음 겪는 것이 맞을까? 기시감(旣視感)이 있다. 처음 겪는 상황이 과거에 겪어본 것처럼 친숙한 느낌을 뜻하는데, 이런 적이 있을 것이다. 최면치료를 하다가 전생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연령 퇴행으로 태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고 여기서 더 과거로 거슬러 가자고 했을 때 어떤 내담자는 간 곳이 1890년이라고 했다. 자신의 술 의존으로 마음고생이 심한 부인은 그 생에서도 아내였는데, 조증을 앓으며 집을 나가고 가산을 탕진하여 내담자가 괴로움을 겪고 있었다. 지금 많은 갈등을 겪고 있는 직장상사는 그곳에서 형으로서 두 사람은 여전히 불화가 심한 사이였다.

다른 사례들에서도 시대를 달리하며 인연은 이어지고 풀지 못했던 갈등이 반복되고 있음을 보았다. 어머니에게 이해하기 힘든 분노가 심한 한 여성은 여러 전생에서 여전히 모녀 관계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었다. 바로 앞의 생에서 지금의 어머니는 생활고와 우울증으로 죽기 싫다고 우는 딸인 자신을 살해하고 자살했다.

이런 충격적인 내용을 벅찬 가슴으로 겪는 내담자들은 지금의 삶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통찰하면 달라진다. 그 어떤 설득과 결심에도 달라지지 않고 분노하며 고통을 반복하던 이들이 마침내 그 패턴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필자는 치료 중에 그 생의 임종 순간으로 내담자를 데리고 가기도 한다. 가족에 둘러싸인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내려다보며 이 삶의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그들은 마치 잊었던 숙제가 떠오른 듯이 바로 기억을 해낸다. 원망을 극복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 전생들에서 받았던 사랑과 은혜를 갚고 더 많이 베푸는 것 등이다. 영혼이 빠져나와 빛의 세계로 들어가기 전에 천사(안내자)가 맞이하는데 주로 부모나 조상의 영(靈)이었다. 이들이 지혜롭게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그대 영혼의 나이는? 혹여 열 번째 생이라면 50세가 아니라 500세일 수도 있다. 이러한 인연과 업보의 반복을 주재하고 지켜보고 있을 신(神)이나 삼신할머니가 있다면 “오백 년을 살아 본 인간이 화가 난다고 그렇게 이판사판으로 감정을 해결하면 살아온 세월이 아깝네. 벌써 몇 번째인데 아직도 똑같이 그렇게 반응하니 영혼의 진화가 안 되지. 그 업보를 해결하지 못하니 너와 같이 윤회하는 영혼의 반려자들이 같이 고생하는 거야. 제발 나잇값 좀 해라”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지금 그대가 원수처럼 미워하는 그 사람은 많은 생을 같이 하며 사랑과 미움의 시간을 반복해온 대상일 수도 있다. 이번 생은 용서와 화해로 숙제를 마무리해야 할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오늘을 마지막 날로 여기고 바로 지금 하지 않으면 결국 또 놓쳐버릴 지도 모른다.

삶의 마지막 날에 더 사랑하며 더 표현하지 못했음을 가슴을 치며 후회하지 않아야겠다. 영혼이 내 몸을 빠져나갈 때 비로소 이 삶의 과제를 비로소 기억해내며 반성하려고 하는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자신의 태도밖에 없다. 전생이 기억나지 않더라도 자신의 영혼을 과소평가하지 말기를.

한치호 마인드닥터의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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