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일본 수출규제후’ 대마도 방문기
대마도 관광객 대부분 한국인
이즈하라항 축제 개최일 불구
한국 관광객 찾아보기 힘들어
조선통신사 재현 행사도 축소

▲ 지난 3일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대마도의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 히타카츠항의 주차장이 텅 빈 모습. 김도현기자 gulbee09@ksilbo.co.kr

일본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하기 전까지 대마도는 한국인들로 붐비는 관광지였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후 상황은 완전히 바뀌기 시작했다.

▲ 평소 한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던 이즈하라 거리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도현기자 gulbee09@ksilbo.co.kr

지난 8월3일 본보 기자는 대마도에서 가장 큰 축제인 이즈하라항 축제와 조선통신사 행렬 프로그램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6월 미리 예약해놓은 대마도행 배를 탔다. 부산발 히타카츠행 배에 올라타자 배 안은 앞 줄부터 중간까지 모두 비어 있었고, 중간부터 가장 뒷자리까지는 듬성듬성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1시간20분을 달려 히타카츠항에 도착 후 여객터미널을 빠져 나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황량한 버스주차장이었다. 몇 달 전만 해도 버스로 가득 차 있던 주차장은 한국인 관광객 수 감소로 3대만 덩그러니 서 있을 뿐이었다.

▲ 노노재팬(일본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지난 4일 휴가철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 대마도로 향하는 한 여객선 좌석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거리에는 이제 막 터미널을 빠져 나온 한국인 관광객들 몇 명만 보일 뿐, 너무나 한산한 항구마을의 모습이었다.

발걸음을 옮겨 인근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자리에 앉자 점원이 한국어 메뉴판을 내밀었다. 한국어 메뉴판을 보니 예전에는 한국인을 상대로 장사가 곧잘 됐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졌음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마치고 나갈때까지 더이상의 손님은 볼 수 없었다. 그렇게 어색한 식사를 마치고 텅 빈 식당을 나왔다.

식사후 대마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이즈하라로 이동했다. 호텔에 도착해서는 그나마 꽤 많은(?)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휴가철 극성수기인 것을 감안하면 켤코 많은 수는 아니었다. 이날은 대마도에서 가장 큰 축제인 이즈하라항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다.

이튿날 거리로 나가보니 축제 당일인데도 현지인만 몇명 보일 뿐, 한국인 관광객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었다. 거리를 걷다 더위를 식히고자 인근 카페로 들어갔다. 점원이 한국어로 반갑게 맞아 줬지만, 아무도 없는 가게에 들어가니 괜히 멋쩍었다.

커피를 주문하고 직원에게 최근 가게 운영이 어떤지 물어봤다. 일본인 직원은 “전에는 가게 앞 길에도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다녔는데, 최근에는 현지인 말고는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가게에도 손님이 오지 않는다. 너무 힘들다”며 어색한 한국어로 고충을 토로했다.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하는 올해 이즈하라항 축제에도 한국측 참석자가 절반으로 줄었다. 한국에서는 과거 수신사 일행이 탔던 배를 재현한 목조선도 파견하지 않았다. 한일 관계가 점점 더 악화되면서 한국인이 거의 100%를 차지하는 대마도의 관광산업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음이 실감났다.

이곳에서 만난 조선통신사 정사(正使) 역할을 맡은 남송우 부경대학교 명예교수는 “이번 시련이 더 단단한 한일관계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며 “내년에는 이런 어려운 분위기가 해소돼 양국간 문화교류가 정상화 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김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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