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5시34분·5시50분 발사…고도 48㎞-400여㎞비행·마하 6.1 이상”

‘KN-23’ 추정…11일부터 본격 진행되는 한미연습 겨냥 ‘무력시위’ 
트럼프, 발사 수시간전 ‘김정은 친서’ 공개…北 ‘통미봉남’ 행보 

북한이 10일 새벽 또 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 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쏜 이후 나흘 만이자, 올해 들어 일곱번째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다. 

군 당국은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하반기 한미 연합연습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보고 추가 발사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5시34분경, 오전 5시 50분경 북한이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는 모든 종류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이번 발사체가 탄도 미사일이라면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된다.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의 고도는 약 48km, 비행거리는 400여 km, 최대 속도는 마하 6.1이상으로 탐지됐다고 합참은 전했다.

군 당국은 발사체의 고도, 비행거리, 최대 속도만 놓고 보면 지난 5월 이후 최소 다섯 번 이상 발사된 KN-23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6일 발사된 KN-23 추정 발사체의 경우, 고도는 약 37㎞, 비행거리는 약 450㎞,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6.9 이상으로 분석됐다.

이에 앞서 북한이 지난달 25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쏜 KN-23은 고도 50여㎞·비행거리 600여㎞로 파악됐다. 

다만, 북한이 지난 31일과 이달 2일 쏜 단거리 발사체의 경우 그들이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다연장 로켓)’라고 발표하고, 관련 사진까지 공개한 만큼, 방사포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번 미사일의 정확한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과거 함흥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이나 300㎜ 방사포를 동해상으로 시험 발사한 적이 있다. 

북한은 함흥 인근에 상당 규모의 미사일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 7월에는 북한이 이 공장을 확장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미국 상업위성 등에 포착된 바 있다.

북한이 미사일이나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건 올해 들어 일곱번째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직후 핵무력 완성을 주장한 이후 약 1년 5개월 동안 무기훈련 등을 대외에 노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5월 4일과 9일 잇달아 KN-23을 시험발사했고, 이어 지난달 25일과 31일, 이달 2일과 6일에도 장소를 바꿔가며 단거리 발사체를 각각 2발씩 발사했다. 

지난 6일 단거리 미사일 2발을 쏜 이후 나흘 만에 이뤄진 이번 발사는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하반기 한미 연합연습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보인다.

합참은 “현재 북한군은 하계훈련 중에 있으며, 우리 군이 한미연합지휘소훈련을 시작함에 따라 북한의 추가발사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북한의 이날 발사체 2발 발사에 대해 “한미연합지휘소훈련에 대응한 무력시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군은 북한의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지 몇시간 만에 이뤄진 것으로, 미국에는 유화 제스처를 취하면서 남한에는 압박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김 위원장의 아름다운 서한을 어제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고 소개하면서 자신도 비용 때문에 한미연합훈련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이 그은 ‘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남한에 위협이 되는 무력시위와 언사를 이어가는 동시에 미국에는 대화의 손을 내미는 ‘통미봉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평화와 안정파괴의 주범’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대화 상대방을 겨냥한 무력증강에 미쳐 날뛰는 남조선 당국이야말로 조선반도 정세긴장의 주범, 평화와 안정의 파괴자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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