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광복절 앞두고 독립유공자·후손들 청와대 초청 오찬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존 애국지사 등 160여명
文대통령 예우 갖춰 대접
“독립은 오늘의 역사” 강조

“내 나라에 와서 살면서 마지막 가는 길에 내 땅에 묻히려고 왔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 황은주 여사가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나 지내다가 최근 한국을 찾은 이유를 이같이 말하자 미소를 지으며 이를 듣던 문재인 대통령이 손뼉을 쳤고 나머지 참석자들도 박수로 화답했다.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독립유공자 및 후손 16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문 대통령은 독립에 헌신한 생존 애국지사와 그 후손들에게 예우를 다하는 모습이었다.

‘대한민국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 초청된 참석자들은 전통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행사장인 영빈관으로 입장했다. 행사장 배경은 1945년 임시정부 요인들의 환국 기념사진과 임시정부가 이동한 경로들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꾸며졌고 각 테이블 위에는 독립운동 당시 쓰인 6종의 태극기와 꽃장식이 놓였다.

헤드테이블에는 생존 애국지사인 장병하 독립유공자와 황 여사, 김구 선생의 증손인 김용만 선생, 한완상 3·1 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김원웅 광복회장 등이 자리했다.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 임시정부 100주년 특집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은 바 있는 MBC 허일후 아나운서의 사회로 유공자 후손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황 여사에 이어 인터뷰에 응한 재불 한국민회 2대 회장 홍재하 선생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안 씨는 “아버지는 삶의 뿌리를 철저하게 한국 전통에 둔 애국자셨다”고 말했다. 재불 한국민회는 한국인 청년들이 1920년 프랑스에서 설립한 유럽지역 최초의 한인단체로, 홍 선생을 비롯한 한국인 청년들은 시신 안치 등으로 번 돈을 모아 임시정부 파리위원부를 지원했다.

광복절을 맞아 아버지 대신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게 된 그는 “아버지처럼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오래전부터 한국의 눈부신 발전은 전 세계가 놀랄만한 귀감이었다”고 강조했다.

유관순 열사와 서대문형무소에서 ‘대한이 살았다’라는 노래를 지어 함께 불렀다는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 씨는 인터뷰에서 “(대한이 살았다는) 고등학교 때 어머님이 자주 불렀던 노래”라고 말했다. 문씨는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됐을 때 (유관순 열사와) 같이 불렀던 노래’라는 어머님의 말을 듣고 보니 내용이 굉장히 중요해서 제가 (가사를) 기록해 다시 태어나게 됐다”고 말한 뒤 노래를 직접 불러 박수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오찬사에서 황 여사와 장자크씨, 문씨에게 각별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세 분의 말씀에서 독립의 역사가 과거가 아닌 오늘의 역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