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개막했던 "2003 울산중소·벤처박람회"가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1일 폐막했다.

 그러나 박람회와 참가 업체들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데다 정작 중소·벤처기업의 기술력과 제품의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대기업체의 참여는 저조해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울산시와 부산·울산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사)벤처기업울산지역협회가 주관한 이번 박람회에는 울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82개 업체가 참가해 127개의 부스에서 제품과 기술력을 선보였다.

 부대행사와 가운데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과 신제품·신기술도 상당수 있었지만 이번에도 지난해와 같은 고질적인 문제점들은 개선되지 않은 채 그대로 재연됐다.

 대기업의 무관심, 중·고교생 등 의례적인 단체 관람객 동원, 신제품·신기술이 아닌 기존 상품의 판매를 목적으로 한 업체의 입주 등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문제점이었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모 업체 관계자는 "동천체육관 주변 주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나와 구경하는 수준이었다"며 "판로개척에 도움이 되는 대기업 관계자들과는 이번 4일간의 박람회 기간 동안 한번도 상담을 벌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람회에 참여하는 목적은 신제품과 신기술을 대기업체 등에 홍보하고 이들과의 직접 상담을 통해 판로를 개척하거나 개발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인데 이번 박람회에서는 이런 대기업들과의 열린 마당이 없어 행사효과가 반감됐다"고 덧붙였다.

 신제품·신기술도 아닌 기존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나온 업체들도 상당수 있어 행사취지를 흐리게 했다. 참가업체 수를 늘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이지만 중소·벤처박람회의 질적인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았다.

 또 대기업 관계자의 참여 저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반시민 관람객이 많아 보였지만 그렇다고 일반 시민들이 큰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소비제품도 많지 않았다. 때문에 단체 관람객이 없을 때는 박람회장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많은 중소·벤처업체가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판로개척에 도움이 되는 대기업 관계자들의 관람을 주최측이 적극 유도하고 이들과의 만남의 장을 주선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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