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에 널렸었던

대표 진상품 우뭇가사리

시원한 콩국과 환상궁합

흔히 ‘콩국’으로 불리는 여름철 별미는 삶은 콩을 갈아만든 국물에 채썬 우무(한천)를 넣어서 먹는 음식이다. 우무는 해초류의 일종인 우뭇가사리로 만든다. 그래서 콩국을 ‘우뭇가사리 콩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울산 앞바다에는 이 우뭇가사리가 특히 많았다.

울산의 우뭇가사리는 1530년 <신증동국여지승람> 울산군 자료와 1832년 <경상도읍지> 울산부에 나온다. 무려 300여년 동안 울산을 대표하는 진상품 중 하나였다. 울산 우뭇가사리는 일제강점기에도 계속 주목받았다. 1917년 <울산안내>에는 장생포를 우뭇가사리 집산지로 소개했고, 1933년 <울산군향토지>에는 강동·동·대현·온산·서생면 등 울산 전 해안에서 우뭇가사리가 많이 난다고 돼 있다. 양갱, 젤리, 공업용접착제, 방수제를 만드는 재료로 우뭇가사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급등했고 해방 이후 1960년대 말까지 국내생산량의 80~90% 이상이 수출될 정도로 외화획득 수단이었다.

여름 별미 우뭇가사리 콩국은 아이러니하게도 1980년대 이후 수출이 줄어들며 가격 하락으로 대중화됐다고 볼 수 있다. 값싸고 고소한 콩국은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8시간 정도 불린 콩을 삶아서 갈아둔다. 우무는 곱게 채썬다. 냉수에 갈아둔 콩과 우무를 넣은 뒤 소금으로 간하면 된다.

한편 검붉은 우뭇가사리가 어떻게 우윳빛 반투명한 우무로 바뀌는 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우뭇가사리를 맹물에 씻어 소금기를 빼내고, 원래의 붉은색 대신 하얗게 바뀔 때까지 햇볕을 쬔다. 이를 쇠솥에 넣어 눅진눅진해질 때까지 삶거나 주머니에 넣고 짜낸 뒤 그 즙을 냉각시키면 우무가 된다. 우무를 얼렸다 녹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불순물을 제거해 건조시킨 것이 한천이다. 홍영진기자 <울산의음식>(울발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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