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3253가구 입주 예정

지역 주택경기 장기 불황으로

계약자들 기존주택 매도 못해

분양주택 잔금 납부여력 상실

정부 대출규제 강화도 한몫

경남 양산시 웅상지역에서 계약·중도금을 포기한 아파트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거래는 실종이다. 이는 지난해 7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양산지역 주택경기 불황의 현주소로 평가된다.

현재 웅산지역 대부분의 공인중개업소에는 ‘급매’라는 제목을 단 아파트 매물이 적게는 10여건, 많게는 40여건까지 나와 있다. 이 중에는 수천만원 손해를 감수하고 내놓은 매물도 상당수 있다. 이 매물은 계약금 전액을 이미 냈고, 중도금 일부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납입한 물건이다. 매입자가 중도금 대출 상환 의무만 승계하면 매도자가 계약금은 포기하고 분양권을 넘기는 물건인 것이다.

매물로 나온 공급면적 90㎡ A아파트의 경우 계약금 2100만원을 포기했는가 하면 공급면적 116㎡인 B아파트도 계약금과 옵션금액을 포함, 총 3500만원을 포기한 채 공인중개업소에 매도를 의뢰해 놓고 있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입주 물량의 절반 가까이 매물로 나올 것 같다”며 “계약금을 포기하더라도 분양권을 넘기겠다는 사람도 많아 건축경기 불황 장기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웅상지역에는 오는 10월 평산동 KCC 스위첸(625가구) 입주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아파트 4곳, 3253가구 입주가 계획돼 있다. 하지만 매물은 쏟아지는데 반해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상당수가 빈집으로 남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웅상지역 아파트 거래 실종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분양받은 아파트의 잔금을 납부하려면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을 팔아 자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집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규제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조건도 종전보다 까다로워진 점도 중요 요인으로 꼽힌다. 대출 규제 여파로 입주예정자들이 입주일까지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와 연체가산금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놓다.

김갑성기자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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